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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감독관 1명이 전자발찌범 22명 맡아…“가해자 접근 자체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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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발찌 착용자 ‘역대 최다’에도

    보호관찰관 242명→223명 감소

    남양주 살인 사건, 동선 파악 안돼

    李 “당국 대응 더뎌…엄중 조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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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킹 범죄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자발찌 대상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보호관찰관 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관리 인력 확충과 함께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발찌 착용자는 4827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1년 4316명과 비교하면 약 12%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자 감독 대상자를 관리하는 인력은 같은 기간 242명에서 223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한 대상자는 21.6명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았다.

    범죄 위험은 커지는데 감시 인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감독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자발찌 부착 상태에서 재범이 발생한 사례는 총 252건이었다. 같은 기간 전자발찌 훼손도 47건 발생했다. 14일 경기 남양주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역시 피의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피해자에게 접근할 때까지 동선 추적 등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피의자는 범행 직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고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결국 숨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는 접근 금지 명령만 내려져도 위치 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관리 인력 충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제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국내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대상자는 다른 나라보다 5배 이상 많다”며 “돌발 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핵심인 만큼 충분한 인력 확보가 필수”라고 짚었다.

    법무부와 경찰 간 업무 연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접근 금지 조치가 내려질 때까지도 피의자의 스토킹 위험성이 법무부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며 “범죄 고위험군에 대한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장치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대응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윤호 교수는 “장치는 사후 대응 성격”이라며 “가해자를 유치·구금하는 잠정조치 4호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이 정부의 원활하지 못한 대응과 현재 예방 대책 미흡에 따른 결과라는 비판이 일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며 “사태에 책임 있는 관계자를 감찰한 뒤 엄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청은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해 즉시 감찰조사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주 의원은 “전자발찌 착용자가 늘어나는 데도 보호관찰관이 줄어든 것은 명백한 치안 정책 실패”라며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함에도 범죄 고위험군에 대한 부실 관리로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고 지적했다.

    정유나 기자 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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