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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정부, 중동 위기에 '원전·석탄' 카드 꺼냈다…기후 목표보다 에너지 안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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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원전 이용률 80% 상향 및 석탄발전 상한제 일시 완화 검토

    LNG 급등에 따른 전기료 인상 억제 목적…환경단체 "탈탄소 역행"

    파인드비

    정부는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5월까지 원전 이용률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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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과 석탄 화력 발전 비중을 대폭 높이는 비상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국제 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과 전기요금 인상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이나, 탄소중립 목표 수정과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원전 가동률 극대화·석탄 상한제 한시 완화 추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16일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고유가 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석탄화력발전 가동률을 높이기로 했다.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5월까지 원전 이용률을 60% 후반에서 8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일환으로 시행 중인 '석탄발전 상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석탄발전 상한제는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발전 용량의 80%까지만 가동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이 제한을 풀어 LNG 대비 저렴한 석탄 발전량을 늘림으로써 전력 도매가격 안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보다 '경제 안보' 앞세운 고육지책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에너지 수급 안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LNG 수입 비용 상승이 한전의 적자 폭 확대와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많은 석탄 발전을 다시 확대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문제다.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후퇴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생산비 절감 vs RE100 경쟁력 저하

    산업계 내부는 복잡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당장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철강, 화학 등 뿌리 업종을 중심으로는 생산원가 절감 측면에서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을 억제함으로써 단기적인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에 요구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전력 믹스 중 화석연료 비중이 다시 높아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 배출량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국제적 추세를 고려할 때, 저렴하지만 탄소 배출이 많은 전기를 쓰는 것이 오히려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위험도 있다.

    결국 정부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단기적인 에너지원 비중을 조절하는 차원을 넘어 '기후 위기 대응'과 실물 경제의 타격을 막기 위한 '당장의 경제 생존' 사이에서 어떤 가치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를 묻는 중대한 기로에 놓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화석연료 비중 확대가 향후 국제 사회의 신뢰도와 국내 수출 기업의 경쟁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는 정부가 풀어야 할 무거운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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