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7 (화)

    ‘호르무즈·우라늄’ 지렛대로…이란 “휴전 요청 안 해” 항전 의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 “몇주 내 종전” 의사 밝혀…이란은 공고한 신정체제 바탕 맞서

    전문가들 “새 우라늄 농축 시설 건설 역량 충분해…미국에는 재앙”

    미국·이스라엘의 파상공세에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로 세계 원유 시장을 뒤흔들고 있으며 신정체제도 여전히 공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은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생존의 위기에 처한 이란 정권은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전쟁이 “앞으로 몇주 안에 끝날 것이다. 그보다 더 빨리 끝날 수도 있다”며 조기 종전 의사를 강조했다.

    하지만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휴전을 요청한 적 없고 심지어 협상조차 요청한 적 없다”며 “얼마나 오래 걸리든 우리 자신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이스라엘은 지난 2주간의 전쟁을 통해 이란의 미사일 무기고와 방공망을 상당 부분 파괴했으며 해군력을 궤멸 수준으로 약화시켰다. 이란을 37년간 철권 통치해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도 암살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란은 방공망도, 공군도, 해군도 없다”며 “이란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말했다.

    이란의 재래식 전력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농축 우라늄이라는 카드로 미국에 맞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급등하는 유가와 하락하는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강한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카툴리스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 정권은 훨씬 더 예측 불가능해졌다. 곤경에 처하면 언제든 기습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대형 유조선에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선체에 흡착식 기뢰를 설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 또한 미국을 압박하는 수단이다. 지난해 6월 미·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전 이란은 60% 이상 농축한 우라늄 약 440㎏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무기급인 90%까지 농축할 경우 핵무기 약 10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 강경파들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핵무기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상군을 투입해 농축 우라늄을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쟁 초기 “사람들이 가서 그것을 가져와야 할 것”이라며 지상 작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농축 우라늄 회수는 수백명의 병력을 투입해야 하는 위험하고 복잡한 작전이 될 수 있어 미국이 섣불리 착수하기 어렵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특수부대 작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회수하거나 이동시켰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고농축 우라늄 대부분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인한 잔해 속에 파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농축 우라늄 대부분이 이스파한의 깊은 터널에 저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잔해 아래에 깔려 있다”며 “언젠가 우리가 그것을 회수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그것은 IAEA의 감시하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모처에 보관하고 있고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새로운 지하 농축 시설을 건설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본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미·이란 관계 전문가인 수전 멀로니는 “미국은 구체적인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성공을 거뒀지만 이란이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는 미국에 전략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