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 사임 발표
“양심 어긋나…전쟁, 이스라엘·로비단체 탓”
트럼프 “그만 둬 다행…안보 문제 약한 사람”
전쟁 정당성 여부 놓고 행정부·의회 논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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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이 사임하며 이란 전쟁에 대한 명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조 켄트 NCTC 국장은 “전쟁을 일으킬 만한 이란의 위협은 없었다”며 사표를 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합당한 전쟁”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전쟁을 담당한 고위 관의 사임으로 민주당을 비롯한 반대 여론에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켄트 NCTC 국장은 17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에 “양심상 이란과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사의를 밝혔다. 그는 “이란은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미국 내 강력한 로비에 의한 압박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세 번의 대선 기간 동안 내세웠던 외교 정책을 지지하지만, ‘끝없는 전쟁’을 피하겠다는 목표에서 벗어났다”며 ”이스라엘이 미국을 이란과 장기적인 군사 분쟁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이 분쟁이 조만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공격 ‘장대한 분노’ 작전을 개시한 이후 행정부 내 고위 당국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다. 특히 켄트 국장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이끈 보수 연합 중 한 축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그의 사의 표명은 이번 전쟁에 대한 행정부 진영 내부의 분열을 보여주는 일로 평가된다.
켄트 국장의 사임 이후 백악관은 “그의 주장이 허위”라는 입장문을 즉각 발표했다.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히 밝혔듯 그는 이란이 미국을 먼저 공격할 것이라는 강력하고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국에 대한 군사력 배치 결정을 결코 아무런 근거 없이 내리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백악관의 수습에도 미국 내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켄트의 사임이 이란 전쟁에 대한 트럼프 지지층의 불안감을 반영하며, 이란에 무력을 사용한 것이 정당했느냐는 의문이 행정부와 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켄트가 진실을 인정하려는 의지를 보여줘 기쁘다”며 “미국에 임박한 위협은 없었고, 이 전쟁은 끔찍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 의장은 “나는 모든 브리핑을 받았으며, 이란이 핵 농축 능력 확보에 매우 근접해 있다는 임박한 위협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했다”며 “켄트 국장은 그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항상 그가 좋은 사람이지만 안보 문제에는 약하다고 생각했다”며 “그의 성명을 읽고 나니 그가 사임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황당한 ‘트럼프식’ 퇴장, 그런데 종료 버튼은 이란이 쥐고 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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