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전선 넓혀…英총리 "유럽 안보 집중해야"
호르무즈 봉쇄에 웃는 푸틴…길어질수록 러엔 이익
미·유럽 제재 무색…"트럼프가 선물 안겨" 잇단 비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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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르몽드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주 소피치 마을과 동부 도네츠크주 칼레니키 마을을 추가로 장악했다고 밝혔다.
칼레니키는 방어가 견고한 도시로 알려진 슬로뱐스크 동쪽에 위치해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공영방송은 지난주 자국 대외정보국 전 국장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이 마을에 진입해 주민 19명을 강제로 러시아 영토로 끌고 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소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년째 이어지고 있는 1250km 길이의 전선에서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그리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하고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런던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직후에 나왔다.
현재 중동에선 미국·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막으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다. 그 결과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팔아치우며 전쟁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재무부는 이달 초 대러시아 제재를 30일간 유예했다. 이 조치로 러시아는 이미 유조선에 선적된 원유에 한해 판매가 가능해졌다.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해 전쟁자금 조달에 기여하고 있다며 고율 관세를 부과받았던 인도 역시 구매가 가능해졌다. 인도 정유사들은 약 30억배럴 규모 러시아 원유를 신속히 확보하며 공급 공백을 메웠다.
러시아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인 이달 초부터 미국이 제재를 가하고 있는 쿠바에도 원유를 밀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유럽의 제재를 무색케 만든 것이어서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선물을 안겨줬다”고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배경이 영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협력 요청을 거부한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스타머 총리는 “우리의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강화하고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국보다 유럽 안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산 원유가 이미 유조선에 선적돼 있었던 것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아울러 미국은 이란전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국방비를 증액하고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 정권교체 등을 이번 전쟁의 목표로 제시했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합심해 일으킨 이란 전쟁이 미국과 유럽엔 피해를, 러시아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해준 셈이다. 러시아가 물밑에서 중동 내 미군기지 좌표를 제공하는 등 이란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ERA)의 루크 위켄든 유럽-러시아 에너지 및 제재 분석가는 CBS뉴스 인터뷰에서 “원유 수출 대금이 빠르게 러시아의 생명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하는 것을 지켜보며 장기적인 이득을 기대하고 있다”고 짚었다.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로버트 퍼슨 선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되찾고 성급한 합의 압력에 저항하려는 바로 이 시점에 서방의 외교적 역량을 소모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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