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질환의 난제, ‘염증과 섬유화’
고양이는 개와 비교했을 때 유독 면역 매개성 질환과 만성 염증성 질환이 흔한 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만성 신장질환(CKD), 난치성 구내염, 만성 췌장염입니다. 이러한 질환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장기가 손상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는 염증으로 인해 조직이 딱딱하게 변하는 ‘섬유화(Fibrosis)’가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한 번 섬유화된 조직은 기존의 약물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렵기에 줄기세포 치료가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몸속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설명하는 수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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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배엽 줄기세포(MSCs)는 몸 안에서 크게 세 가지 ‘스마트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첫번째 강력한 항염증 작용으로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여 추가적인 조직 손상을 막습니다. 두번째 조직 재생 촉진으로 손상된 부위의 세포 회복을 돕고 장기 기능을 유지하도록 미세 환경을 개선합니다. 세번째 면역 균형 조절로 면역 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할 때 이를 중재하여 질병 진행을 늦춥니다. 특히 고양이 신부전 환자의 경우, 신장의 섬유화를 억제함으로써 수치 개선은 물론 아이의 활력과 식욕을 돋우는 등 삶의 질(QOL) 개선에 큰 도움을 줍니다.
줄기세포 치료 시 보호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
줄기세포 연구 및 배양 시설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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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는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정밀한 치료인 만큼, 보호자는 단순히 치료 비용보다는 해당 병원이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우선,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의 유무입니다. 모든 줄기세포가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기에 배양 과정에서 마이코플라스마나 엔도톡신 같은 오염 물질이 철저히 배제되었는지, 세포의 활성도가 보장된 상태에서 투여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또한, 세포 배양은 매우 민감한 작업이므로 관련 분야의 전문 연구 인력이 상주하며 배양 과정을 지도하는지, 세포 상태를 정확히 판독할 수 있는 전문 장비를 갖추었는지도 필수 체크 사항입니다.
환자 맞춤형 치료 설계가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단순히 세포를 주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투여 전략’입니다. 환자의 질병 단계와 컨디션에 맞춰 자가(자신의 세포) 또는 동종(타인의 세포) 중 최적의 옵션을 선택하고, 기존 내과적 치료와 어떻게 병행할지를 세밀하게 계획할 수 있는 전문 수의사의 역량이 치료의 성패를 가릅니다.
마법의 탄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 높이는 ‘분명한 희망’
물론 줄기세포 치료가 모든 병을 단번에 고치는 ‘마법의 탄환’은 아닙니다. 기존 내과적 치료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한계를 보완하고 질병의 악화를 늦추는 고도의 보조 요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줄기세포 치료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케이스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양이 20세 시대는 단순히 숫자의 증가가 아닌, 통증 없이 행복하게 먹고 잠드는 일상의 연장을 의미합니다. 줄기세포 치료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많은 고양이와 보호자들에게 그 따뜻한 일상을 선물할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4시 넬동물의료센터 손성지 대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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