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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방정오 개인 이익 위해…”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진술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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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는 TV조선 방정오 부사장이 최대 주주인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사 하이그라운드가 지난 2019년 회삿돈 500만 달러, 당시 환율로 우리 돈 약 60억 원을 아랍에미리트 자산운용사 스톤포트 컨설턴트로 보내는 과정에서 벌어진 업무상 배임 의혹을 보도했다. 이 의혹은 하이그라운드가 제대로 된 담보나 보증 없이, 사업 목적과 무관한 가상자산 라이센스 취득을 위해 거액을 해외로 송금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해 큰 손해를 입었다는 게 골자다. (관련 기사 : 조선일보 둘째 아들, 회삿돈 500만 달러 배임 의혹)

    뉴스타파는 이 500만 달러 송금과 관련해 방정오 씨의 배임 의혹을 뒷받침하는 추가 자료를 확보했다. 자금 거래 당시 하이그라운드 대표가 이 사업이 방정오 씨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실행됐다고 주장하는 진술서다.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방정오 개인의 이익 위해 라이센스 구매”
    지난 2024년 하이그라운드는 미국 뉴욕주 법원에서 싱가포르 회사 제네시스디지털에셋(GDA)을 상대로 500만 달러의 대여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GDA는 하이그라운드가 자회사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를 거쳐 아랍에미리트 회사 스톤포트로 500만 달러를 송금할 당시, 스톤포트와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를 대행해 컨설팅 계약을 맺었던 페이퍼컴퍼니다.

    2024년 6월 GDA 대표 이 씨는 뉴욕주 법원에 하이그라운드의 대여금 반환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요청서를 내면서, 2019년 당시 하이그라운드 대표 우 모 씨의 진술서를 함께 제출했다. 우 씨는 방정오 씨로 강하게 추정되는 'Mr.Big'에게 텔레그램으로 하이그라운드의 가상자산 라이센스 취득 사업 진행의 승인을 얻었던 인물로, 하이그라운드 500만 달러 배임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관련 기사 : “조용히 하려면 브릿지로” 방정오, 500만 달러 집행 직접 승인 정황)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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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우 씨가 2024년 6월 3일 작성한 진술서. 우 씨 명의의 서명이 적혀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진술서에서 우 씨는 5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라이센스 취득을 추진한 이유가 "방정오 씨의 사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이그라운드와 아랍에미리트 회사 사이에 페이퍼컴퍼니를 끼워넣은 자금 거래를 한 이유를 "불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3. 방정오와 하이그라운드의 초기 계획은 가상자산 라이센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자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14. 방정오는 개인적인 이익과 이유로 디지털 자산 라이센스를 구매하기를 원했고, 제너럴 디지털 에셋(GDA)이 방정오를 대신해 구매하도록 했습니다. 방정오나 하이그라운드 본사가 그런 거래를 위해 해외로 자금을 송금하는 것이 불법이었기 때문입니다.
    - –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우 씨 (2024. 06. 03.)


    우 씨는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와 GDA, 즉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지시한 사람이 방정오 씨였다고 했다. 그는 "이 계획의 일환으로 방정오는 정OO(당시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에게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 설립을 지시했고, 정OO은 이OO(미국 사업가)의 GDA 설립에 협력했다"며 "하이그라운드,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 정OO, 방정오, 그리고 저는 GDA가 자금이 전혀 없는 그저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서에 적었다.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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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우 씨가 2024년 6월 3일 작성한 진술서. 방 씨가 GDA가 페이퍼 컴퍼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서술돼 있다.


    정리하면, 우 씨는 방 씨가 하이그라운드의 회삿돈 500만 달러를 개인 이익을 위해 유용할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지시하고, 60억 원이라는 거액을 송금했다고 주장한다. 우 씨 주장 대로라면, 방정오 씨의 업무상 배임 의혹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하이그라운드, 한국 정부 조사 피하려 미국에서 소송”
    우 씨는 하이그라운드가 미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이 한국에서 하이그라운드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조사와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30. 이번 소송은 하이그라운드 경영진, 이사회, 주주들이 하이그라운드의 자금세탁, 방정오의 횡령, 탈세, 외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로 인해 취한 절박한 조치입니다.
    - –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우 모씨 (2024. 06. 03.)


    실제 하이그라운드가 500만 달러를 송금한 지 1년 가량 지난 2020년 7월,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TV조선이 하이그라운드에 200억 원 가량의 일감을 몰아준 일을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하이그라운드가 2018년 방정오 씨가 대표였던 영어유치원 컵스빌리지에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19억 원에 대해서도 현재 검찰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

    뉴스타파는 하이그라운드에 우 씨의 진술서 내용을 토대로 ▲방 씨 사익을 위해 500만 달러를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에 투자한 것이 맞는지 ▲하이그라운드를 상대로 한 각종 조사가 진행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소송에 나선 것이 맞는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하이그라운드는 “관련 당사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사기 혐의로 고소해 소송을 진행 중인 사건”이라며, 현재 단계에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문만 보내왔다.

    취재 : 전혁수, 박종화, 최혜정
    촬영 : 최형석
    C.G. : 정동우
    편집 : 곽근희
    디자인 : 이도현
    출판 : 허현재

    뉴스타파 최혜정 judy@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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