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방정오 부사장이 최대주주인 영화·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현 TME그룹)는 지난 2019년 500만 달러, 당시 환율로 우리 돈 6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아랍에미리트로 보냈다가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하이그라운드는 법인 목적과 무관한 가상자산 라이센스 취득을 위해 거액을 보내면서 적절한 담보나 보증도 확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는 16일 방정오 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뉴스타파는 방정오 씨 등 하이그라운드 경영진이 이미 500만 달러 자금거래의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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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그라운드가 대여금 계약을 맺은 GDA는 '페이퍼 컴퍼니'였다.
하승수 변호사는 2020년 7월 9일, TV조선과 하이그라운드를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하이그라운드는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당시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모 씨와 미국 사업가 이 씨의 카카오톡 대화에는 이 같은 정황이 나타나 있다.
정 씨와 이 씨는 하이그라운드 500만 달러 송금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이다.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인 정 씨는 500만 달러 송금 약 한 달 전인 2019년 4월 9일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를 세웠고, 이 씨는 바로 다음날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GDA의 대표였다.
2020년 7월 13일, 정 씨는 이 씨에게 "우리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의 문제(하이그라운드 일감 몰아주기)를 처음으로 제기했던 사람(하승수 변호사)이 지난주에 하이그라운드를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한다. 곧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의 걱정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2019년 하이그라운드가 아랍에미리트로 보낸 500만 달러에 대해서도 공정위가 조사할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이 씨에게 이 500만 달러 자금 거래에 대해 조선일보 방상훈 회장이 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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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2020. 7. 13.
알다시피 나는 변호사들과 함께 (공정위)조사를 준비하느라 매우 바빠. 지금까지 어떤 업데이트가 있어? 우리는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야 해. 네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변호사들과 BRV, 그리고 심지어 Mr.B의 가족까지도 알고 싶어해.그러면서 정 씨는 하이그라운드가 대여금 계약을 맺은 GDA가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을 스스로 밝혔다.
- 하이그라운드 총괄 이사 정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2020. 8. 10.)
"우리 변호사는 돈을 빌려준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돈을 어디에 썼는지가 중요하다고 했어.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아.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아무 활동도 없는 페이퍼컴퍼니(GDA)에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야"이어 정 씨는 Mr.B, 즉 방정오 씨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하이그라운드 총괄 이사 정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2020. 8. 10.)
"BRV(투자자)는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몰랐다고 할 수도 있고, 그러면 나와 Mr.B는 법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거야"그는 "MBC, KBS가 우리 상황을 밤 뉴스에서 보도하고 있다"며 "많은 기자들이 하이그라운드에 전화해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가 무엇인지, 왜 회사를 설립했는지, 몇 명이 일하는지 묻는다. 기자들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 하이그라운드 총괄 이사 정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2020. 8. 10.)
정리하면, 하이그라운드 경영진은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거액의 대여금 거래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책임이 방정오 씨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방정오 씨의 배임 혐의를 방증하는 또 다른 정황이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12월 방정오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방정오 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이 씨와 직접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정 씨는 "이 씨에게 돈을 돌려받기 위해 겁을 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이그라운드는 "본 사안은 현재 당사가 관련 당사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사기 혐의로 고소해 소송을 진행 중인 사건"이라며 "당사가 피해자인 이번 소송과 관련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취재 : 전혁수, 박종화, 최혜정
촬영 : 최형석, 오준식, 김동진
C.G. : 정동우
편집 : 곽근희
디자인 : 이도현
출판 : 허현재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뉴스타파 전혁수 jhs0925@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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