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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촉발된 중동 위기가 국내 생활 전반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 원료 수급이 흔들리면서 쓰레기 종량제봉투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종량제봉투 재고 현황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중동 정세 악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는 봉투 제조업체들이 원료 재고가 약 한 달 분량에 그친다고 전달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공급 중단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수급 불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종량제봉투는 주로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들어진다. 이 소재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지는 나프타를 열분해해 생산된 에틸렌을 중합해 제조된다. 결국 원유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나프타 도입에 차질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석유화학 제품 전반의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플라스틱 업계도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폴리에틸렌 공급 가격은 약 20만 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들은 다음 달부터 저밀도 폴리에틸렌 가격을 추가로 40만~80만 원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상승과 함께 공급 불안이 겹치면서 제조업체들의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료 수급이 더 악화될 경우 생산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종량제봉투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필수 소비재다. 연간 생산량은 약 18억장에 달하며, 대부분이 폴리에틸렌에 의존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일반용 종량제봉투 생산량은 14억장을 넘었고, 음식물 쓰레기용 봉투도 3억장 이상 제작됐다.
특히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원료 가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재사용 종량제봉투까지 포함하면 석유화학 원료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다.
정부는 현재 각 지자체가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간 내 봉투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수급이 계속 불안정해질 경우 단순 가격 상승을 넘어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생활 필수품인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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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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