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갈림길에 선 ‘K배터리’
중국 맞설 한국 제조업 ‘무기’는
車업계 고성능 친환경차 전략… 조선사는 LNG-고가선 앞세워
“변화 심해도 유연한 대처”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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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배터리 외에도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 대부분에서 한국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의 공세에 맞서 자동차와 조선의 경우 고급화를 통한 차별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애써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전기차 분야에서도 중국 정부는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가격 경쟁이 쉽지 않자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고급화를 선택했다. 제품 품질을 높이고 브랜드를 고급화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내연기관차를 만들던 기술력을 친환경차에 적용해 전기차 위주인 중국과 달리 하이브리드, 수소 연료전지차(FC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생산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만드는 고성능 전기차 ‘N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23년 최고 출력 650마력,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높이는 데 걸리는 최단시간) 3.4초에 달하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선보였다. ‘레이서의 녹색 지옥’이라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이 차를 극한까지 몰아붙여도 배터리 온도가 40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보고 놀라는 해외 유튜버들의 리뷰가 온라인에 넘쳐난다.
현대차는 이후에도 지난해 7월 ‘아이오닉 6 N’을, 올해 1월 제네시스의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를 잇달아 출시하며 중국 전기차와 ‘기술력’으로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지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제네시스가 미국에 처음 진출한 2016년 현지 판매량은 6948대였지만 지난해에는 8만2331대로 11.8배로 증가했다. 특히 2021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GV80을 몰다 전복 사고를 냈는데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부상만 당한 것이 화제가 되면서 안전성이 입증됐다. 최근에는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 GV80 쿠페를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셀럽(유명인)도 타는 고급차’라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도 다변화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8종에서 18종으로 늘리고,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59%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조선업계도 친환경 고부가가치선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을 시행 중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가스 운반선이 대표적이다. 영하 100도 이하의 초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데다 기체가 새나가서는 안 되는 특성 때문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을, 삼성중공업이 LNG 운반선 3척을 각각 수주하는 등 한국 조선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한 친환경 기술이나 극지에서도 안정적 운항이 가능한 내빙 설계 기술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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