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흔들 하늘다리·Y자 다리 탁 트인 조망…촬영 명소 비둘기낭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 |
(포천=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이런 장엄한(Majestic) 풍경은 다른 곳에서 본 적 없습니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네요."
경기 포천 한탄강 생태경관단지에서 만난 싱가포르인 A(23·여)씨는 비둘기낭 폭포와 출렁다리를 둘러본 후 "날씨가 춥긴 하지만 이색적인 경치"라고 밝게 말했다.
지난 17일, 평일이지만 외국인 단체 위주의 관광객들이 꽤 있었다. 관광안내자인 B씨는 "서울에서 하루 정도 패키지로 이곳을 비롯한 허브아일랜드 등을 도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꽤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서울보다 휴전선이 가까운 포천 영북면 일원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풍경을 가진 관광 명소들이 있다.
포천 한탄강 일대 관광지에 가면 장엄한 주상절리와 힘차게 흐르는 한탄강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다양한 시점에서 만끽할 수 있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지질 자원의 보고
포천 한탄강 화적연 |
'자연이 빚은 지질자원의 보고(寶庫)', 한탄강의 또 다른 별칭이다.
고생대부터 신생대에 이르기까지 변성암, 화성암, 퇴적암 등 다양한 암석이 있고 50만∼10만년 전 북한 오리산에서 분출한 용암과 침식작용에 의한 주상절리가 있다.
특히 하천의 침식작용으로 30∼50m 높이의 U자형 협곡이 형성돼 지질학적 가치가 크고 용암지대와 주상절리 협곡이 주목받는다.
이러한 가치를 유네스코도 인정했다. 한탄강이 흐르는 경기 포천시 유역 493.24㎢, 연천군 유역 273.65㎢, 강원 철원군 유역 398.72㎢ 등 모두 1천165.61㎢가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았다.
포천시, 세계지질공원 상징 조형물 설치 |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미적, 고고학적, 역사·문화적, 생태학적,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곳을 보전하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지정하는 구역이다. 세계유산·생물권 보전지역과 함께 유네스코 3대 보호제도 중 하나다.
실제 현장에서 보면 주상절리와 생각보다 거대한 한탄강의 장엄함에 입이 벌어진다.
친구들과 생태경관단지를 찾은 60대 남성은 "가족들과 이전에 왔다가 풍경이 좋아서 오늘은 친구들과 왔다"며 "자연 경관 위주 관광지에 시큰둥하던 중학생 아들도 경치는 인정한다고 했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위에서 아래에서 한탄강을 만끽하자
한탄강 생태 경관 단지에 가면 이러한 장엄함을 크게 세 가지 시점에서 느낄 수 있다.
한탄강 하늘다리는 협곡 위 약 50m 높이로, 협곡을 가로지르는 듯한 느낌이다.
성인 1천500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니 안심해도 된다. 심하지 않은 수준에서 흔들리며 출렁다리 본연의 스릴도 놓치지 않았다.
출렁다리에서 기념사진을 주상절리 배경으로 찍은 다음에는 최근 조성된 가람길을 걸어도 좋다.
가람길은 수면 위를 따라 걷는 부교로, '하늘다리'부터 건지천 입구까지 이어지는 구간과 연계해 800m 동선으로 운영한다.
협곡 안으로 들어와 수면 높이에서 보는 주상절리 협곡은 또 다른 느낌이다.
빠르게 흐르는 한탄강물은 계곡물의 청량함과 강물의 부피감을 동시에 갖췄다.
한탄강물은 쏘가리가 살 정도로 맑다. 운이 좋으면 맑은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희귀한 민물고기 구경도 할 수 있다.
한탄강 가람길 |
가람길 다음 살짝 오르막 코스를 걸으면 Y형 출렁다리로 갈 수 있다.
세 지점에서 연결된 출렁다리가 중간 꼭짓점에서 만나는 형태로 특이한 매력이 있다.
이 다리는 한국을 대표해 국제교량구조공학회(IABSE)에서 구조물 혁신 부문 최종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Y형 출렁다리에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전망대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하늘다리보다 더 높은, 마치 하늘을 나는 새의 시점에서 강과 협곡을 비롯해 지질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일행이 있다면 한명은 Y형 다리 가운데 서고, 전망대에서 망원 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독특한 사진을 건질 수도 있다.
Y형 출렁다리 |
고양시 일산에서 왔다는 60대 여성 C씨는 "전국에 산과 강을 많이 다녀봤는데,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라 좋다"며 "꽃이 피면 더 아름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어디서 봤는데…촬영 명소 비둘기낭
비둘기낭 |
포천 한탄강 관광지에 왔으면서 비둘기낭을 둘러보지 않는 건 어불성설이다.
비둘기낭이라는 이름은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파인 낭떠러지'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또 동굴 안에는 비둘기가 많이 산다고도 한다.
비취색 물빛과 독특한 풍경으로 대중매체에도 많이 등장했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주인공 덕만과 자매인 천명공주가 숨지는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다.
'추노', '최종병기 활' 등 다른 사극에서도 나왔고,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조인성과 공효진이 키스하는 장면을 찍기도 했다.
봄, 여름, 가을 모두 각 계절의 색으로 물들며 아름답다. 해가 잘 들지 않는 응달이라 겨울에는 좀 춥다.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리면 비둘기낭으로 내려가는 길이 통제되기도 한다.
◇'허허벌판' 지적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
"경치는 좋은데 한번 쭉 둘러보고 나면 딱히 할 게 없다. 강한 햇볕을 피할 곳이 마땅치 않고 멀리까지 왔는데 심심한 느낌"
2020년 유네스코 지정 소식을 듣고 대구에서 한탄강 주상절리를 보러갔던 70대 C씨의 감상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탄강 관광지는 특히 접경지에 있어 떨어지는 접근성을 상쇄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탄강 관광지는 해마다 진화 중이다.
한탄강 가든 페스타 |
더위를 피할 시설물을 비롯해, 주상절리 등에 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관광안내센터 등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매년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한탄강 가든 페스타가 대표적이다.
26만㎡ 규모 생태경관단지의 너른 용암대지 위에는 장미, 백합, 가우라, 천일홍 등 알록달록한 가을꽃이 심어져 방문객을 맞는다.
여기에 양버들 가로수길, 지역 작가들이 꾸민 지역공동체 정원, 열대 식물이 가득한 열대정원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기린과 코끼리 등 동물 모양의 대형 토피어리가 설치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이 시기 Y형 출렁다리 위에서는 협곡과 기암괴석은 물론 회양목으로 우거진 도롱뇽 포토존, 대규모 무궁화정원 등 축제장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에서 펼쳐진 드론의 군무 |
지난해에는 행사 기간 드론 6천대의 군집 비행을 볼 수 있는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이 열리기도 했으니 일정을 잘 체크해 방문하면 다채로운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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