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보며 식사하는 여성의 모습. 음식 콘텐츠 시청이 식욕과 섭취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말이면 무너진 식단에 대한 죄책감과 함께 식욕이 더 강해지기 쉽다. 그런데 오히려 ‘먹방’을 보는 것이 실제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틀대와 미국 뉴욕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고칼로리 음식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실제 섭취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에스더 강(Esther Kang) 교수는 “시각적 자극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식욕이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컴퓨터와 인간 행동(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26년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최근 온라인에 선공개됐다.
● 다이어터일수록 ‘고칼로리 콘텐츠’ 더 본다
연구에 따르면, 다이어트 중이거나 식욕을 억제하려는 사람일수록 고칼로리 음식 콘텐츠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온라인 음식 콘텐츠 환경을 기반으로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의 클릭 수와 시청 시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식욕을 억제하려는 참가자들은 샐러드 등 건강식보다 초콜릿 디저트와 같은 고칼로리 음식 영상에 더 자주 접속하고, 시청 시간도 더 긴 경향을 보였다.
이는 음식 생각을 억누르려 할수록 오히려 해당 대상에 더 집중하게 되는 ‘반동 효과(rebound effect)’로 설명된다.
● 많이 볼수록 덜 먹는다…실험서 확인된 반전 결과
흥미로운 점은 이후 실제 행동이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초콜릿을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고칼로리 음식 영상을 더 적극적으로 시청한 그룹일수록 실제 섭취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더 오래·더 집중적으로 시청하는 ‘시각적 탐닉’이 실제 식욕 억제와 연결된 것이다.
● 핵심은 ‘크로스모달 포만감’…뇌가 이미 먹었다고 느낀다
연구진은 이를 ‘크로스모달 포만감’으로 설명했다.
시각적 자극이 미각 욕구를 일부 대체해 실제 섭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며, 반복 노출 시 음식에 대한 포만감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감각 순응(sensory habituation)’이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뇌가 시각 정보를 통해 이미 해당 음식을 경험했다고 인식하면서, 실제 섭취에 대한 욕구가 점차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 “먹방=과식” 공식 깨질까…콘텐츠 역할 재평가
기존에는 음식 콘텐츠가 식욕을 자극하고 과식을 유도한다는 연구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식욕을 억제하려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반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디지털 환경에서 음식 콘텐츠가 단순한 자극 요소를 넘어, 상황에 따라 식욕을 조절하는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콘텐츠 및 헬스케어 산업에도 시사점을 준다.
먹방이나 음식 콘텐츠를 단순히 규제하기보다, 다이어트 앱이나 건강 관리 플랫폼에서 고해상도 음식 이미지를 활용한 ‘디지털 식단 관리’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다만 “모든 사람에게 효과”는 아냐
다만 이러한 효과는 식욕을 의식적으로 억제하려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음식 이미지가 오히려 식욕을 자극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도 여전히 존재한다.
또 실험 환경이 제한적인 만큼, 실제 일상에서 장기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