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노조 “홈플 비극 잊어…국민에 대한 배임”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방향 결정을 두고 노동계·시민사회 등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일제히 반대한 MBK파트너스 측 인사에게 찬성키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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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책위는 올해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총 4명의 이사 후보에게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을 위해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등이 출자해 설립한 크루서블JV에서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Walter Field McLallen)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게 전체 의결권을 절반을 행사해 찬성한다. 나머지 절반은 MBK·영풍 측 추천 이사 후보 일부에게 나눠 찬성을 행사한다. 반면 현 경영진 측 주요 후보들에 대해서는 미행사 입장을 정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MBK 임원의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고려아연 주총 안건을 분석한 ISS, 글래스루이스, 한국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 한국ESG평가원, 한국의결권자문 등 국내외 7개 의결권 자문사는 해당 후보에 대해 모두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특정 주주의 이해를 과도하게 대변할 우려가 있고 MBK·영풍 측 기타비상무이사 2명이 이미 이사회에 참여하는 점 등이 반대 사유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ESG기준원은 보고서를 통해 “사모펀드 특성상 전체 주주보다는 특정 주주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할 우려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또한 이사회에는 MBK·영풍 측 기타비상무이사 2인이 이미 선임돼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에는 지난해 정기주총을 통해 MBK·영풍 측 인사인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문사 7곳이 반대한 동일 진영 후보에게 국민연금이 찬성한 것은 통상적인 수탁자 책임 판단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7곳이 반대한 MBK 임원은 영화홀딩스, 연암홀딩스, 경진섬유, 동진섬유, 넥스플렉스, 단원홀딩스,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에서 이사를 겸직하고 이글파이브유동화제일차 감사도 맡고 있는 등 다수 법인에서 임원을 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과다겸직 문제가 이사의 충실의무와 결부된 사안인데도 수책위가 이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형성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MBK 때문에 손실을 겪은 사례 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MBK의 홈플러스 투자에 참여했다가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태현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받아야 할 금액은 공정가치로 판단하면 9000억원 정도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수책위가 고려아연이 보유한 국가핵심기술의 중요성, 공급망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위상, 고려아연의 경영 안정성이 저해됐을 때 미칠 사회적 파장 등을 의결권 행사 방향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너온다. 의결권 미행사가 기계적 중립이자 책임 회피,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면서 장기적 기업가치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0일 고려아연 노조는 국민연금 수책위 결정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국민연금이 국가기간산업을 투기자본에 상납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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