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머노이드 생산기지 가보니
로봇 출고 전 극한 내구성 검증
사람 없는 무인 물류 시스템 가동
부품 입고부터 출고까지 원스톱 처리
640개 항목 통과해야 출하 가능
연구 넘어 로봇 양산 체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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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30초 동안 제자리 보행을 유지하면서 좌우 편차가 50cm를 넘지 않으면 그 다음으로 ‘하드코어’ 지구력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러닝머신 위에서 30분 걷고 20분을 달리는 과정을 두 차례 반복하며 운동 지속 능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거죠.”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 산하 ‘중간시험 검증 플랫폼’ 2층 테스트 구역. 바퀴형 로봇 ‘톈이’가 마이크를 단 채 취재진 앞으로 다가와 열띤 설명을 이어갔다. 톈이는 “개발 단계에서는 720시간 연속 시험을 진행하지만, 양산 단계에서는 납기와 비용 문제로 약 100분 수준의 에이징(노화) 테스트만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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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뒤편에서는 두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묵직하고 규칙적인 발소리를 내며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중국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40분 기록으로 우승을 거머쥔 ‘톈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톈궁은 다음달 19일 열리는 2회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그 바로 옆에선 또 다른 로봇 두 대가 마치 기본 댄스 스텝을 밟듯 제자리에서 앞뒤로 발을 옮기고 있었다. 공간 구석 한 켠에선 아직 테스트를 기다리는 로봇들이 컨베이어 라인에 매달린 채 출고 전 마지막 관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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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2024년부터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관련 산업 혁신센터를 곳곳에 설립하고 있다.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 역시 그 중 하나로 공신부와 베이징시 정부의 지원을 받고 민간 기업이 주도해 운영한다. 센터는 지난해 1월 연구개발 단계에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양산까지 연결하기 위해 이곳 ‘중간시험 플랫폼’을 개장했다. 시제품 제작부터 완제품 조립, 공정 최적화, 성능 검증까지 전 과정을 한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플랫폼’이다. 베이징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에 자리한 약 9600㎡ 규모 부지에 6층 건물로 구성돼 있으며1층 스마트 물류창고, 2층 테스트, 3층은 조립 등 각 층별로 체계적인 분업을 자랑한다.
건물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사람보다 로봇이 더 많은 물류창고였다. 층고 6m, 300㎡ 규모 공간에 5000개가 넘는 자재 박스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지만, 작업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신 수십 대의 로봇이 바닥을 가로지르며 부품을 집어 올리고 있었다. 상층부 자재는 대형 로봇이, 하층부는 소형 로봇이 맡아 분업한다. 시스템은 작업 대상과 가장 가까운 로봇을 자동으로 선택해 최적의 경로로 자재를 이동시키고 사람은 단순히 전달받은 자재를 꺼내기만 하면 된다. 현장 관계자는 “로봇이 작업할 경우 물류 정확도는 99%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2층 테스트 구역에서는 로봇의 팔과 다리, 몸통 등 각 부위가 장비에 연결된 채 분주히 관절을 움직이고 있었다. 전류와 전압, 관절 온도, 움직임 곡선 등 모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업계 표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만큼 기업이 직접 검사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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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과 테스트는 물류와 달리 아직 사람 손이 많이 간다. 완성된 로봇 한 대가 출하되기까지는 약 640개 이상의 검사 항목을 거쳐야 하고, 테스트에만 약 8시간이 소요된다. 부품 조립부터 최종 출하까지 전체 공정은 약 이틀이 걸리며 현재 하루 생산량은 8대 수준이다. 다만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생산 확대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회사 측은 자동화 비중을 높이는 별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연간 생산 목표도 올해 5000대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급망 자립 측면에서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인공지능(AI) 대모델 등 ‘두뇌’는 자체 개발했지만, 일부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은 여전히 상당 부분 해외에 의존한다 한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국내 부품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자립도를 높여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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