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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트럼프 ‘최후통첩’ D-1…“호르무즈·에너지인프라로 전쟁 승부처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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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체제 전복·핵 제거였던 전쟁 목표

    슬그머니 호르무즈 개방으로 이동

    지상군 투입 채비하면서 원유 제재는 완화

    AP “출구 못찾는 오락가락 행보”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도착해 여유있는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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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obliterate)’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그 시한을 단 하루 남겨놓으면서, 중동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란은 발전소 공격시, 이를 완전히 재건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할 것이라 강대강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호르무즈 해협과 에너지 시설이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최종 관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후 8시께 “만약 이란이 지금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obliterate)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폭스뉴스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상당 부분 통제하면서 전쟁에 활용하는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 중 “가스 화력발전소와 기타 유형의 발전소”가 잠재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군의 움직임은 지상전 가능성도 예고하고 있다. 수천명 규모의 미 해군·해병대 병력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헬리콥터, F-35 전투기, 해안 강습용 장갑차의 지원을 받는 보병대대 상륙팀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또 미 본토 샌디에이고에서 출발하는 제11 해병 원정단의 배치도 앞당겨졌다.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그 해병대원들은 장식용으로 오는 게 아니다”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됐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출구일 것”이라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나 이란의 석유 수출기지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취지다.

    적국이 아닌 국가에 대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한다며 일부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던 이란은 미국의 최후통첩에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전날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자국 발전소가 공격당할 경우 페르시아만 지역의 미국 관련 에너지 목표물, 정보기술(IT) 시설, 해수 담수화 인프라를 타격할 것이란 경고도 덧붙였다.

    전쟁이 4주째로 접어들면서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가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최종 열쇠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WP는 미·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에게 이들 두 곳이 점점 전쟁의 최종 국면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 정부의 전쟁 목표가 슬그머니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초기 전쟁의 주요 목표로 이란 신정 체제의 전복과 농축 우라늄을 포함한 이란의 잔존 핵역량의 완전 제거를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미군이 압도적인 전력으로 이란의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등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전쟁을 종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체제 전복’ 등에 대한 언급은 빼놨다. 이란은 아야톨라 하메네이 전(前) 최고지도자의 폭사 이후에 그의 차남 모즈타바를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며, 사실상 하메네이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미국이 호르무즈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통신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목표를 슬그머니 바꾸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류 마비가 길어지자 외교력을 동원해 동맹국들의 군함 파견 등 ‘역할’을 요구하더니, 이란·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면서 이란의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명확한 출구 없이 전쟁에 돌입한 뒤 해답을 찾으려는 변덕스러운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보낸 최후통첩에 미 정치권도 갈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치솟는 유가와 막대한 전쟁비용 등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조하며 백악관에 이번 전쟁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전해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몇주 더 계속하라. 그들이 석유를 생산하는 모든 자원이 있는 하르그 섬을 장악하라. 그 섬을 통제하라. 이란 정권이 스스로 쇠퇴하도록 두라”고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내 온건파로 꼽히는 톰 틸리스 상원 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ABC 뉴스에 나와 이번 전쟁의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게 “진짜 문제”라면서 국방부(전쟁부)의 전쟁자금 2000억달러 요청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해 동맹들을 동원하려 했던 것에 대해서도 “당신이 일을 만들어 놓고 갑자기 떠나면서 다른 이들이 그걸 떠맡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 상원 의원(매사추세츠)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전쟁의 통제력을 잃었고, 공황 상태에 빠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발전소 공격 위협에 대해 “이것은 (실행될 경우) 전쟁 범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이 지속되면서 인명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WP에 따르면 이란 보건부는 개전 이후 어린이 208명을 포함한 약 1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레바논에서는 최소 1029명이 사망했다고 보건부가 밝혔다. 미군은 현재까지 13명이 사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의 사망자가 이날까지 최소 19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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