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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영덕 풍력발전기, 고공 정비중 불…갇힌 외주근로자 3명 참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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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 나도 신속대피 어려운 원통형 구조…안전매뉴얼 마련·준수 등 확인 필요

    풍력발전기 안전 사각지대 논란…밀폐작업의 위험성 지적돼

    시민단체 "구형 풍력발전기, 비상탈출 등 안전시설 미비…대책 필요"

    연합뉴스

    불길에 휩싸인 영덕 풍력발전기
    (영덕=연합뉴스) 23일 오후 1시 11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난 가운데 발전기 프로펠러 등이 불길에 휩싸인 채 떨어지고 있다. 2026.3.2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ds123@yna.co.kr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최수호 김선형 박세진 기자 = 경북 영덕에서 풍력발전기 시설 정비·점검 작업 중 화재가 나 유지·보수업체 소속 40∼50대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통상 풍력발전기 시설 정비는 원통형으로 된 기둥 내부로 들어가 이동시설을 타고 정비 지점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처럼 화재 발생 시 내부에 있던 근로자들이 지상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별도 장치나 긴급 상황에 대비한 안전 매뉴얼 등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가 난 풍력발전기는 준공 20년이 넘은 구형으로, 시민단체는 비상탈출 시설 등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한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1시 11분께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 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났다.

    이번 화재로 사망한 근로자 3명은 앞서 이날 오전 9시부터 현장에서 풍력발전기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화재 발생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소방 진화·수색 과정에서 사망자들은 풍력발전기 시설 내부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풍력발전기 날개를 가동하는 터빈을 유지·보수하는 업체 소속으로, 발전 운영사 외주 의뢰를 받고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사망 근로자들은 발전기 날개(블레이드)에 금이 간 것을 확인하러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풍력발전기 화재로 발전기 날개 3개 가운데 2개에 불이 붙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주변 야산으로 불이 옮겨붙은 상황이다.

    산림·소방 당국은 헬기 15대와 장비 50대 인력 148명을 투입해 진화 및 추가 확산 방지 작업을 벌인 끝에 오후 6시 36분께 산불 진화를 마쳤다.

    다만 발전기에서 시작된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탓에 소방대원도 시설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영덕 풍력발전기서 화재…주변 진화하는 헬기
    (영덕=연합뉴스) 23일 오후 1시 11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난 가운데 현장에서 헬기가 주변으로 번진 불길에 대한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6.3.2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ds123@yna.co.kr


    당국은 "헬기를 동원해 산불 확산은 막은 상태"라며 "다만 불이 난 풍력발전기 잔해에서 검은 연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고 부품이나 잔해물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이 연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풍력발전기 날개 잔해 등 낙하 우려로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노동·수사 당국은 발전기 시설 및 주변 야산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는 대로 사고 원인 규명 등에 나설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불이 난 영덕 지역 풍력발전기는 설치 기간이 상당히 된 구형으로 시설 정비 등을 위해서는 작업자들이 내부로 들어간 뒤 사다리를 이용해 작업지점까지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근 들어 강원도 등에 설치한 풍력발전기 내부에는 승강기와 같은 이동시설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영덕지역 풍력발전기 정비·점검에 나섰던 근로자들은 제한된 내부 시설 탓에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지상으로 대피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화재 발생 뒤 연락이 두절된 점을 감안할 때 작업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상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이번 사고가 난 풍력발전기를 포함해 구형 풍력발전기에는 작업자 안전 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는 "관련 업계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리프트 시설이 설치된 신형 풍력발전기와 달리 구형 풍력발전기에는 사다리만 설치돼 있다"며 "작업자들이 사다리를 타고 80m 높이의 타워를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구형 풍력발전기에는 외부로 비상 탈출할 수 있는 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번 사고가 난 풍력발전기에도 비상 탈출 장비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노후 풍력발전기에 대한 안전 대책을 관계 당국이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한 이들은 화재가 발생한 풍력발전기 상단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및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화재가 난 풍력발전기는 지난달 2일 발전기를 지지하는 기둥이 꺾이면서 지상으로 떨어진 사고가 발생한 풍력발전기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영덕군은 이날 오후 5시 신규 원전 유치 신청을 하려다가 이번 사고 여파로 일단 무기 연기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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