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상승일 놓치면 수익 반토막”…장기 투자 중요성 재차 강조
중동 리스크·인플레·기술변화에 시장 급변…“노이즈보다 구조 봐야”
“AI 수익, 소수 기업·자산 보유자에 집중”…자본주의 균열 진단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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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CEO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 주주서한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에 계속 투자돼 있는 것이 타이밍을 맞추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며 “투자자들이 변동성 속에서도 시장에 머무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시장의 가장 큰 상승이 불안한 시기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의 강한 상승일은 종종 가장 불확실하고 불안한 뉴스가 나올 때 나타난다”며 “단기 뉴스에 반응해 시장을 떠나는 것은 장기 성과를 훼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년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투자한 자금은 8배 이상 증가했지만, 이 기간 중 상승폭이 가장 컸던 ‘상위 10일’을 놓친 투자자의 경우 수익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타이밍 전략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오히려 투자 성과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이 같은 경고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긴장과 인플레이션, 기술 변화 등 복합 요인으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중동 정세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됐다가 협상 기대가 부각되며 시장이 급반등하는 등 단기 뉴스에 따라 자산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핑크 CEO는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노이즈’에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점”이라며 “현재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하루 이틀 사이에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기존 글로벌 자본주의 모델이 균열을 보이고 있다”며 “각국이 에너지, 국방, 기술 분야에서 자급자족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 정책 경쟁이 금융시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핑크 CEO는 AI 확산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력에 주목하면서도, 그 혜택이 특정 계층에 집중될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창출된 막대한 부는 대부분 이미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며 “AI는 이 같은 흐름을 훨씬 더 큰 규모로 반복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의 핵심은 누가 그 이익에 참여하느냐”라며 “시장 가치가 상승하더라도 소유 구조가 제한돼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번영은 점점 더 멀게 느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증시 상승은 AI 관련 기업과 소수 대형 기술주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 경쟁에 나서며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 자본을 확보한 기업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수익이 일부 기업과 투자자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어가거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기관 투자자 중심의 자금 흐름이 지속되는 점도 이러한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핑크 CEO는 “AI는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면서도 “그 성장의 혜택이 보다 폭넓게 공유될 수 있도록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운용자산 약 14조달러 규모의 블랙록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및 인프라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블랙록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부다비 국부펀드 MGX와 함께 대규모 AI 투자 펀드를 조성했으며, 데이터센터 등 핵심 인프라 자산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핑크 CEO는 이번 서한을 통해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는 투자 행태와 구조적으로 심화되는 자산 격차라는 두 가지 흐름을 동시에 짚으며, 향후 시장의 핵심 리스크와 기회를 모두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AI 시대는 거대한 부를 창출하겠지만, 그 부가 어떻게 분배되느냐가 향후 경제와 사회의 안정성을 좌우할 것”이라며 “참여의 폭을 넓히는 것이 과제이자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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