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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4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하루 손님 200명 몰려도 못 버텨”…기름값 폭등에 日 동네 목욕탕 ‘줄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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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일본에선]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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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전쟁 여파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에 일본 서민들의 대표적 생활 공간인 대중목욕탕 ‘센토(銭湯)’도 직격탄을 맞았다. 연료비 부담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수십 년 역사를 이어온 노포들이 잇따라 폐업을 결정하는 등 지역 사회의 쉼터가 사라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TV아사히 등에 따르면 후지산 인근 시즈오카현의 노포 목욕탕 ‘후지미유’는 최근 보일러 연료인 중유 가격 급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중유 가격은 리터당 약 100엔 수준에서 이달 들어 130엔까지 뛰었다. 이란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이로 인해 연간 연료비 부담은 약 60만 엔(한화 약 570만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업주는 “중유값이 더 오르면 도저히 버틸 수 없다”며 “가격이 단기간에 내려갈 가능성도 낮아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센토 특유의 구조적 한계다. 일반 공중욕장으로 분류되는 센토는 지자체가 정한 입욕료 상한제의 적용을 받는다. 시즈오카현의 경우 요금 상한은 520엔이며, 현재 후지미유의 이용료는 500엔 수준이다.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려면 최소 650엔(한화 약 5800원)은 받아야 하지만 요금 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용객들 역시 “10엔 인상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가격 전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후지미유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폐업을 결정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1968년 창업해 58년 역사를 이어온 아오모리시의 ‘가츠라기 온천’도 최근 폐업을 공지했다. 평일에도 하루 200명 이상이 찾던 지역 대표 목욕탕이었지만, 매주 오르는 중유 가격과 설비 유지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했다.

    업주는 “영업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중유 가격이 매주 오르는 상황을 더는 견딜 수 없었다”며 “결국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이곳을 이용해 온 주민들은 “40년 가까이 다닌 목욕탕이 사라져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에너지 위기가 과거 오일 쇼크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 연설에서 “현재 상황은 1970년대 두 차례 오일 쇼크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을 합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동 지역 9개국에서 최소 40개의 에너지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이 위기가 지속될 경우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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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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