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재테크 동상이몽]
“적금은 의미 없다”…청년 머니, 투자로 이동
“대출까지 동원”…절박함이 만든 위험 투자
금융 이해력은 후퇴…“투자는 늘고, 이해는 줄었다”
정부 상품은 외면…“조건 많고, 수익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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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은 답이 아니다. 금리만으로 집 언제 사요?”
청년들이 자산을 예·적금 통장으로 묶는 대신 투자를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국내외 주식 선호도는 2~3년 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금은 의미 없다”…청년 머니, 투자로 이동
23일 청년정책 플랫폼 ‘열고닫기’의 청년 데이터 연구소가 지난 2월 16일부터 28일까지 청년 3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자산 선호는 2~3년 전과 비교해 완전히 뒤바뀌었다.과거 가장 선호하던 자산이었던 예·적금(54.0%)은 현재 20.9%로 급감했다. 반면 국내외 주식 선호도는 31.2%에서 65.3%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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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청년 투자 확대는 단순한 ‘재테크 열풍’이 아니다. 소득은 제한적이고, 지출과 부채는 늘어나고, 자산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는 구조 속에서 나온 ‘간절함’의 선택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5~29세 청년층의 평균 연봉은 3791만 원, 30~34세는 약 4120만 원 수준이다.
평균 소득은 소폭 증가했지만 지출 구조는 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5년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213만 원으로, 주거비와 식비 비중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평균 부채 1637만 원까지 더해지며 자산 축적 여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청년들은 “저축으로는 답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6.7%가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 증식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대출까지 동원”…절박함이 만든 위험 투자
문제는 이러한 인식이 점점 더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43.7%는 향후 “예·적금을 해지하거나 대출을 활용해 투자 자산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29.9%에 그쳤다. 즉, 투자 확대가 아니라 ‘레버리지 확대’다.
특히 일부 청년층에서는 투자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도 확인된다. 연 1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면서도 원금 손실은 -5% 이내로 제한되길 바라는 응답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위험과 수익의 기본적인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현재의 ‘머니무브’는 여유 자금 투자라기보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압박 속에서 형성된 선택에 가깝다.
금융 이해력은 후퇴…“투자는 늘고, 이해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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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투자 확대와 동시에 금융 이해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2024년 발표한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전체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5.7점으로 2022년(66.5점) 대비 하락했다.
특히 20대는 62.6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의 하락(–3.2점)을 기록하며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투자는 늘고 있지만, 이를 이해하는 능력은 오히려 뒤처지고 있는 구조다.
실제 교육 경험을 보면 더 분명하다. 정식 금융·투자 교육을 받은 청년은 5.8%에 불과했고, 62.1%는 “스스로 정보를 찾아 학습했다”고 답했다.
고위험 상품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난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지난 13일 ‘펀드 투자자 조사’에 따르면,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자의 상품 이해도 정답률은 53.8%에 그쳤다.
투자자의 절반 가까이가 자신이 투자한 상품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일부 청년은 자신의 금융 지식을 ‘높다’고 평가했다. 지식과 자신감의 괴리가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다.
정부 상품은 외면…“조건 많고, 수익 낮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금융 상품은 청년들의 선택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열고닫기 연구소 조사에서 응답자의 47.6%는 정책 상품을 “알지만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이유는 명확했다. 가입 조건 제약(39.2%), 낮은 기대 수익률(28.4%), 유동성 제한(23.0%) 순이었다.
청년들에게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 아니라 ‘유연성과 수익성’인데 현재 정책은 이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세대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자산 형성 초기 단계인 20대에는 중도 인출과 짧은 만기를 허용하고, 주거비 부담이 큰 30대에는 세제 혜택 중심의 장기 상품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규희 열고닫기 대표는 “세대별 니즈에 맞춘 다각화된 정책 설계와 함께,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보다, 손실을 관리하고 투자 판단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 교육 등이 마련돼야 청년들의 건전한 자산 형성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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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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