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운전도 음주 운전 수준 처벌… ‘졸음 유발’ 항히스타민제 386종
1세대 졸음 심하고 3세대는 적어
운전대 잡기 전 ‘성분표’ 체크 필수… 경찰 약물 측정 거부 땐 징역 5년
다음 달부터 약물 운전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된다. 전문가들은 감기약이라도 졸음운전으로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만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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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부터 약물 복용 상태에서 운전하는 이른바 ‘약물 운전’에 대한 처벌 기준이 강화된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에 따라 약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운전할 경우 음주 운전과 유사한 수준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의 약물 측정 요구에 불응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감기약이나 비염약 등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의약품에 대한 주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치료에 널리 쓰이지만 졸음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으로 운전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복용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항히스타민제, 성분에 따라 ‘운전 영향’ 다르다
대한약사회는 법 시행을 앞두고 ‘운전 주의 약물 리스트’를 발표하고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 성분 386개를 4단계로 분류했다. △단순주의(레벨 0∼1) △운전주의(레벨 1) △운전위험(레벨 2) △운전금지(레벨 3)로 구분되며 단계가 높을수록 졸림이나 집중력 저하 등으로 운전 수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항히스타민제도 동일한 약물군이지만 성분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총 27개 항히스타민제 성분 가운데 펙소페나딘은 유일하게 단순주의 단계로 분류됐다. 반면 1세대 항히스타민제인 디펜히드라민, 클로르페니라민, 독실아민 등은 운전금지 약물로 분류됐다. 덱스브롬페니라민, 세티리진, 아젤라스틴 등은 운전위험 단계에 포함됐다. 데스로라타딘, 로라타딘 등 일부 성분은 운전주의로 분류돼 복용 후 운전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약사회는 이러한 분류가 약물 자체를 일괄적으로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졸림 등 부작용 가능성에 따라 주의 수준을 구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정 대한약사회 학술이사는 “항히스타민제라고 해서 모두 동일한 수준의 졸음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분별 특성을 고려해 환자의 생활 방식과 직업적 특성에 맞는 약물 선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대별 차이… 1세대는 졸음, 3세대는 상대적으로 적어
항히스타민제는 일반적으로 1세대, 2세대, 3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특성으로 인해 졸음 등의 부작용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운전이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반면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중추신경계로의 이동이 제한돼 졸음 부작용이 감소한 특징을 보인다. 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이를 더욱 개선한 성분으로 효과 발현이 빠르고 졸림 부담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세대 항히스타민제 성분은 혈액뇌장벽을 거의 통과하지 않아 졸음 유발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학술이사는 “펙소페나딘과 같이 중추신경계에 대한 영향이 적은 성분도 존재하는 만큼 약물 선택 시 단순히 항히스타민제라는 범주로 판단하기보다 성분별 특성을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운전을 자주 하거나 집중도가 요구되는 직업군이라면 복용 전 약사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약물 복용 후 졸림이나 어지럼증이 느껴질 경우 운전을 피하고 초기 복용 시에는 개인별 반응을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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