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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HER2 양성-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라면?… 머리 아프지 않아도 뇌 MRI 검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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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연구팀

    무증상 20%서 ‘뇌 전이’ 확인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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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방암 환자 가운데 일부는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뇌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인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진행성 HER2 양성 또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뇌 전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기존 진료 기준의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김건민·김민환 교수 연구팀은 진행성 HER2 양성 또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뇌 MRI 검사를 시행한 결과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도 상당수 뇌 전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유럽종양학회 공식 학술지 ‘ESMO Open’ 최신 호에 게재됐다.

    현재 국내외 진료 지침에서는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게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경우 정기적인 뇌 MRI 검사를 권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HER2 양성 및 삼중음성 유방암은 다른 아형에 비해 뇌 전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발견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세암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중 뇌 전이 증상이 없는 진행성 HER2 양성 또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뇌 MRI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는 유방암 진단 시점과 2차, 3차 치료 시작 시점에 이뤄졌다.

    그 결과 전이성 유방암 진단 시점에서 시행한 초기 검사에서 이미 9.8%의 환자에게서 증상 없이 뇌 전이가 발견됐다. 이후 정기 검사를 반복한 결과 누적 발견율은 19.6%까지 증가했다. 특히 뇌 전이가 확인된 환자 33명 중 약 67%에 해당하는 22명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진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에 발견된 환자들은 절개 없이 방사선을 조사하는 정위적 방사선수술(SRS) 등을 통해 치료를 받았다. 치료 전후 인지 기능 평가에서도 유의한 저하가 나타나지 않아 무증상 단계에서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삶의 질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에는 뇌 전이에 효과적인 치료제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표적 치료제인 엔허투와 투키사 기반 병합 요법은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손 교수는 “최근 뇌 전이에 효과적인 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조기 발견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와 수술, 전신 치료를 병합해 생존 연장과 삶의 질 개선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민 교수는 “뇌 전이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만 대응하는 합병증이 아니라 극적으로 조기 발견하고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할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해진 기자 haeh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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