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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허리 수술 후 엉치-다리 ‘찌릿’… 추간공확장술로 통증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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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란

    척추 수술 때 여러 고정 장치 사용… 관절 가동 제한, 연접부 퇴행 가속

    추간공 좁아지고 신경 압박돼 통증… 최소침습 ‘추간공확장술’ 대안 부상

    동아일보

    서울 광혜병원에 참관 온 해외 의료진에게 추간공확장술 원리를 설명 중인 박경우 대표원장. 서울 광혜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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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 척추 유착성 질환 등은 추간공확장술이 비교적 활발히 시행되는 대표 질환으로 꼽힌다. 그러나 진료 현장에서는 척추 수술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새롭게 발생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른바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 환자들이다. 수술로 병변을 제거했음에도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원인에 대한 이해와 치료 접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접부 퇴행 변화, 수술 이후 통증의 주요 원인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단일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수술 이후 약화된 주변 근육, 반복되는 염증 반응, 디스크 퇴행의 진행, 척추관 및 추간공 협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수술 과정에서 사용된 고정 기기에 따른 생체역학적 변화도 중요한 통증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개념이 ‘연접부 퇴행 변화’다.

    척추 수술에서는 병변 부위를 안정화하기 위해 케이지나 페디클 스크루 등 다양한 고정 장치를 사용한다. 이러한 장치는 수술 부위의 불안정성을 줄이고 통증 완화에 기여하지만 동시에 해당 분절의 관절 가동 범위를 제한한다. 반면 인접한 위아래 분절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증가하게 된다.

    문제는 이 보상적 움직임이다. 수술 부위의 운동성이 제한되면 척추 전반에 가해지는 하중이 인접 분절로 집중되고 그 결과 디스크와 후관절에 과도한 부담이 반복적으로 가해진다. 이로 인해 퇴행 변화가 가속화되며 수술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인접 분절의 노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특히 후방 고정 장치의 강성이 높은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전방부 케이지를 통해 디스크 간격이 유지되더라도 후방 구조가 지나치게 경직되면 허리 움직임이 제한되는 ‘스티프 백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불편함이 극심한 일부 환자에서 후방 고정 로드를 제거하는 추가 수술이 고려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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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의 전방부에 80%, 후방부에 20%로 정상적인 척추 하중 분배를 보여주는 모식도.


    또 다른 요인은 ‘응력 차폐 효과’다. 정상 척추는 전방과 후방이 약 8대2 비율로 하중을 분담하지만 강성이 큰 고정 장치가 삽입되면 이 비율이 역전되며 하중이 후방으로 집중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접 분절의 관절과 인대에 과부하가 발생하고 결국 퇴행 변화가 촉진된다.

    척추의 자연스러운 시상 균형 역시 중요한 요소다. 경추·흉추·요추·천추가 이루는 만곡 구조는 충격을 흡수하고 체중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요추 전만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거나 구조만 복원된 채 기능적 균형이 깨질 경우 특정 분절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며 퇴행이 가속될 수 있다.

    비수술 대안으로서 추간공확장술


    이처럼 연접부 퇴행 변화로 인해 추간공이 좁아지고 신경이 압박되면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와 하지까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구조적 불안정이 크지 않다면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 고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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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간공 주변 인대를 특수 키트로 절제하는 추간공확장술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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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간공확장술은 대표적인 최소 침습 치료법이다. 신경이 지나가는 추간공 부위의 인대를 특수 키트로 정밀하게 절제해 공간을 넓히고 신경 압박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염증 유발 물질의 배출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 원리다. 뼈를 제거하거나 광범위한 절개를 동반하지 않아 근육과 조직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은 “척추 수술 이후 연접부 퇴행 변화로 통증을 겪는 환자에게도 추간공확장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미 시행된 수술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통증의 주요 원인이 추간공 협착이라면 비수술적 방식으로 충분히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단계에서부터 분절 가동 범위, 하중 분배 구조, 시상 균형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연접부 퇴행 변화의 진행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경우도 있다”며 “척추 수술은 인체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생체역학적 변화를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kinn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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