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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철’ 없으면 피로감-어지럼증… 여성 건강, 철분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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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생애주기별 철분 관리

    성장∼폐경까지 ‘철분 손실’ 반복… 임신 중 철결핍, 태아 발달에 영향

    음식이나 약-주사제로 보충 필요… 고용량제, 1회 1000mg까지 가능

    동아일보

    철분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피로감, 무기력,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철결핍성빈혈로 이어질 수 있다. jw중외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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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건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양소가 있다. 바로 철(iron)이다. 철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을 구성해 신체 각 조직에 산소를 전달하는 데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그러나 여성은 생애 전반에 걸쳐 철분 손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만큼 철결핍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철결핍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영양 결핍 중 하나다. 여성은 성장기, 월경, 임신과 출산, 부인과 질환 등 생애주기별 변화에 따라 철분 요구량이 달라지고 손실 요인도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철분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피로감, 무기력,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철결핍성빈혈로 이어질 수 있다.

    생애주기 따라 반복되는 철분 손실

    철분 관리가 중요해지는 첫 시기는 청소년기다. 성장기에는 신체 발달과 함께 혈액량이 증가하면서 철분 요구량이 크게 늘어난다. 여기에 초경이 시작되면 매달 월경을 통해 일정량의 철분이 체외로 배출된다. 이 시기에는 불규칙한 식사, 편식, 다이어트 등으로 철분 섭취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철결핍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가임기 여성에서 철결핍이 흔한 이유 역시 월경으로 인한 지속적인 혈액 손실 때문이다. 특히 월경량이 많거나 월경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체내 철분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철결핍이나 철결핍성빈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육류 섭취가 적은 식단이나 제한적인 식사 역시 철분 부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은 철분 필요량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태아 성장과 태반 형성, 산모의 혈액량 증가로 인해 평소보다 더 많은 철분이 필요하다. 출산 과정에서의 혈액 손실 역시 철분 부족 위험을 높인다. 임신 중 철결핍은 산모뿐 아니라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요구된다.

    폐경을 앞둔 40∼50대 여성에서도 철결핍 위험 요인은 존재한다. 이 시기에는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과 같은 부인과 질환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 월경량 증가나 장기간 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근육층으로 침투해 월경량 증가와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러한 질환이 있을 경우 혈액 손실이 커지면서 체내 철분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식이·보충제·주사… 상황별 관리 필요

    철결핍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체내 철 상태를 확인한 뒤 부족 정도와 원인, 증상에 따라 보충 방법을 결정한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식이요법이다. 육류, 생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에는 흡수율이 높은 헴 철(heme iron)이 풍부하다. 반면 시금치, 콩, 두부 등 식물성 식품에는 비헴 철이 포함돼 있으며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경구용 철분제는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고려되는 치료 방법이다. 복용이 간편하고 널리 사용되지만 속 쓰림이나 변비, 복통, 오심 등 위장관 부작용으로 복용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또한 체내 철 저장량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철결핍 정도가 크거나 빠른 개선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치료 방법이 검토된다.

    철분 주사제는 정맥을 통해 철분을 직접 보충하는 방법으로 경구용 철분제를 장기간 복용하기 어렵거나 흡수에 한계가 있는 경우, 단기간에 철분 보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택될 수 있다. 제제에 따라 투여 용량과 방식은 다르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분할 투여 또는 고용량 투여가 이뤄진다. 일부 고용량 제제는 1회 최대 1000㎎까지 투여가 가능하다. 이러한 치료는 철결핍의 원인과 중증도,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진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모든 철결핍 환자에게 철분 주사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철결핍의 원인과 증상, 치료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식이요법, 경구용 철분제, 철분 주사제 중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은 청소년기부터 가임기, 임신과 출산, 폐경 전후에 이르기까지 철분 손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생애 단계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 증상이 있거나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철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철결핍은 단순한 피로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과 직결된 문제다. 월경량 증가, 임신·출산, 부인과 질환 등 위험 요인이 있거나 관련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

    최해진 기자 haeh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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