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집필-편집 등 모든 과정
수업과 연계, 학생이 직접 책 완성
출판 교육뒤 전교생수 2.5배 증가
전교생 ‘1인 1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남 함양군 금반초 학생들의 그림책들. 학생들이 만든 책은 POD(주문형 출판) 방식으로 제작돼 교보문고에서 판매된다. 금반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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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공원에서 만난 작은 도마뱀을 집으로 데려온다. 도마뱀은 점점 자라 거대한 고질라가 된다. 사람들은 처음엔 겁에 질려 “떠나라!”고 외치지만, 마을에 큰불이 나자 고질라는 아파트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낸다. 주민들은 “겉모습만 보고 미워해서 미안해”라고 사과한다. 고질라는 명예 소방관으로 임명된다.
이 이야기는 2017년생 ‘어린이 작가’ 최우진 군이 직접 그리고 쓴 그림책 ‘고질라가 나타났다’의 줄거리다. 경남 함양군 금반초등학교 2학년인 최 군은 1학년 때도 그림책 ‘상어랑 나랑’을 펴냈다. 성인에게도 쉽지 않은 출판에 어린 학생이 어떻게 도전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이 학교만의 특별한 방침이 숨어 있다.
금반초는 2023년부터 전교생이 ‘1인 1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원고 작성,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수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직접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 예를 들어 국어 시간에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배우던 학생이 상어와 자신의 공통점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먹는다’인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야기로 발전시켜 그림책으로 만드는 식이다.
이 같은 특화 교육이 알려지면서 전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14명이던 전교생은 올해 35명으로 늘어났다. 학년당 평균 6명꼴이다. 학생들이 만든 책은 POD(주문형 출판) 방식으로 제작돼 교보문고를 통해 판매된다. 올해는 학생 각자가 1쇄 1000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기존 교내 도서관을 지역 주민과 학부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학교마을도서관’으로 재개관했다. 서가와 의자 등 집기를 보강해 도서관 기능을 강화했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책들도 비치했다.
2023년 금반초에 부임한 백종필 교장은 “출판을 하게 되면 아이들의 수업 참여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좋은 주제를 정하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니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어른도 쉽지 않은 출판 경험을 6년 동안 쌓고 졸업한다면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자신감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농어촌 학교가 위기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오히려 지금이 가장 좋은 교육을 시도할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학교마을도서관이 문을 연 만큼 온 가족이 책을 통해 함께 배우면서 가족 출판까지 이어지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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