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6 (목)

    예보채기금 만기 도래...예보, 한화생명 10% 매각 추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화생명 지분 정리 작업 본격화

    서울보증 지분 33.85% 블록딜도

    예보채기금 2027년 청산 대비

    예금보험공사가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한화생명 지분 전량을 올해 중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GI서울보증의 지분 33.85%도 올해 안으로 현금화할 방침이다.

    예보는 2026년도 예보채상환기금 예산안에 한화생명 지분 10%를 매각하는 계획을 반영했다. 매각 예상 단가는 주당 5000원으로 총 4343억 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내년에 예보채상환기금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올해 매각 작업을 개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예보가 한화생명의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다. 예보는 1997년 외환위기로 경영난에 빠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1999~2001년 3조 5500억 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예보는 2002년 한화그룹에 대한생명 지분 67%를 1조 1000억 원에 매각하며 공적 자금 회수 작업을 개시했다. 2010년 한화생명 상장과 2015·2017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약 1조 원의 자금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이후 예보는 약 8년간 한화생명 지분율을 10%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예보채상환기금의 만기가 내년 말로 도래하면서 한화생명 지분 정리 작업을 더 미루기 어려워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예보채상환기금은 연장 없이 내년에 청산된다”고 밝혔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예보는 SGI서울보증 지분 가운데 33.85%를 올해 중 블록딜로 정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부는 주당 5만 5180원의 가치를 받는다고 가정하고 SGI서울보증 지분 매각을 통해 총 1조 3042억 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SGI서울보증 블록딜을 개시하는 것도 예보채상환기금 만기가 임박한 것과 관련이 깊다. 금융 당국은 지난 1998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대한·한국보증보험을 합병해 SGI서울보증을 출범한 뒤 1999~2001년 예보를 통해 10조 25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이후 상환우선주 상환과 배당으로 4조 3500억 원을 회수한 금융 당국은 2022년 SGI서울보증 기업공개(IPO)와 블록딜 및 경영권 매각을 통해 당시 예보가 보유하고 있던 93.85%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IPO를 통해 10%를 구주매출하고 예보채상환기금 만료 때까지 33.85%를 블록딜로 판 후 경영권(50%+1주)을 민간에 넘긴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SGI서울보증이 상장하면서 예보는 10%의 지분을 현금화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내년 예보채상환기금이 만료되는 만큼 블록딜로 회수해야 할 몫(33.85%)을 가급적 올해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남은 관건은 주가다. 24일 기준 한화생명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0.94% 오른 4845원이다. 2000~3000원대에 머물렀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높지만 예보가 세워 놓은 매각가(5000원) 및 액면가에는 못 미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 입장에서 액면가를 밑도는 주가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주가를 올리기 위한 정책을 펴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한화생명 역시 “주주환원책을 두고 고민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 측면에서 보면 한화생명 주식 매각을 더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는 주당 1만 원에 한화생명 지분을 팔아야 공적 자금의 완전한 회수가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다. 예보채상환기금 역시 청산 뒤에도 남은 자산을 예금보험기금 등으로 옮길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공적 자금 회수 기간이 과도하게 길어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1만 원이라는 가격에 매몰되면 예보채상환기금 청산 때까지도 회수를 못 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배당 여력이 적다. 새 회계기준(IFRS17)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기 시작하면서 배당 재원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2024년 3월 1130억 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 후 2년간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배당으로 공적 자금을 회수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

    SGI서울보증의 경우 주가가 9만 원은 넘어야 예보의 손익 분기점에 닿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SGI서울보증의 주가는 5만 5100원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지분을 팔지 않으면 민영화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보험 업계에서는 이란 사태로 자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변수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23일 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SGI서울보증 블록딜 방안을 두고 시장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매달 열리는 공자위에서 SGI서울보증 공적 자금 회수와 관련한 시장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