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측 제안 ‘이사 5인 선임안’ 채택
영풍·MBK 측 이사회 진입 최대한 저지
이사회 구도 ‘11 대 4’ → ‘9 대 5’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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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연합이 맞붙은 고려아연(010130)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이 사실상 승리했다. 최 회장이 별탈 없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데다 이사회 내 세를 크게 불리려던 영풍·MBK 측 진입을 최대한 저지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또다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인 ‘크루서블 프로젝트’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2기 정기 주총에는 7개 의안, 38개 세부 안건이 상정됐다. 이 중 양측이 가장 치열하게 맞붙은 핵심 의제는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안이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로 여러 표를 이사 후보 1명에게 몰아줄 수 있어 소수 주주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우선 양측은 선임할 이사 수를 놓고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였다. 기존 이사 중 임기 만료는 총 6인(최 회장 측 5인, 영풍·MBK 측 1인)이었다. 최 회장 측 유미개발은 5인을, 영풍·MBK 측은 6인을 선임하자고 각각 제안했다. 표결 결과 ‘5인 선임안’(참석주주 대비 찬성률 62.98%)과 ‘6인 선임안’(52.21%) 모두 과반 득표에 성공했지만 다득표 원칙에 따라 5인 선임안이 채택됐다. 최 회장 측이 우선 승기를 잡은 것이다.
곧바로 2라운드가 이어졌다. 바로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된 후보 3명과 영풍·MBK 측 추천 후보 4명 중 최종 5명을 가리는 집중투표였다. 전체 행사 가능 의결권은 9299만 3444주였다. 투표함을 열어보니 1위는 고려아연과 미국 전쟁부의 합작사인 크루서블JV를 대변할 월터 필드 맥라렌(1561만 555주)이었다. 2위는 최 회장(1560만 8378주), 3위는 황덕남 변호사(1560만 8288주)였다. 4~5위는 최연석 MBK 파트너스 파트너(1548만 8305주), 이선숙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1529만 1549주)였다. 최 파트너와 이 변호사는 영풍·MBK 측이 추천했다.
이에 따라 기존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4명 구도였던 고려아연 이사회는 ‘9 대 5’로 재편됐다. 다만 영풍·MBK 측은 신규 선임된 맥라렌 비상무이사를 경영권 분쟁에서 벗어나 있는 세력으로 간주해 ‘8 대 4 대 1’ 구도라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은 “주총 결과 1·2대 주주 간 격차가 3석까지 좁혀졌다”며 “표면적으로는 최 회장 측이 과반을 유지했지만 이사회는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구조로 전환됐다”고 자평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크루서블JV가 추천한 맥라렌 기타비상무이사를 최다 득표로 선임한 건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는 기대감과 지지가 확인된 결과라고 봤다. 양측 모두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은 것이지만 현 경영진이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제안해 미 측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최 회장 측 설명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최 회장 측은 “영풍·MBK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다시 한번 제동이 걸렸다”며 “많은 주주들이 현 경영진 중심의 거버넌스 체제를 지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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