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진의 글로벌 픽 <5>
첫 실전 데뷔 ‘천궁-II’ 성적표 96% 요격률
한화항공우주,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개발
UAE, 이달 초 대구발 수송기로 추가 확보 후
나머지 인도분 요구…석유 우선 공급 약속도
가격 페트리어트 대비 3분의 1…가성비 좋아
韓 현재 무기 수출국 10위…2030년 4위 목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4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전세계가 석유 부족 사태에 직면했는,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에 원유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바로 한국의 ‘천궁-II’ 미사일 덕분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첫 실전 데뷔를 치른 천궁-II는 이란이 UAE를 향해 발사한 이란 미사일을 96%의 확률로 요격했습니다. 심지어 가격도 경쟁 모델 대비 3분의 1 수준입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천궁-II가 이번 실전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성능에 필적하거나 일부 면에서는 능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천궁-II는 2012년 한국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주도로 한화항공우주, 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이 공동 개발한 미사일입니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했으며, 당시 한국 공군이 사용하던 노후화된 미국산 호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한 중거리 요격 미사일이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약 5년의 개발 끝에 2017년 실전 배치 준비를 완료했고, 2018년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2020년에는 한국군에 실전 배치됐습니다. UAE도 미·이란 전쟁 전에 이미 천궁-II를 인도받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도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UAE는 단독으로 10개 포대를 주문했으며, 이 중 2개를 먼저 공급받았습니다. 한 포대에는 미사일 8발이 탑재된 발사차량 4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가 포함됩니다.
SCMP는 장원준 전북대학교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한 중동 지역의 안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외에는 단기간 내 방공 시스템을 납품할 수 있는 공급국이 거의 없다”며 “강력한 실전 성능에 힘입어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한국 방산 수출 전망이 개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천궁-II는 최대 사거리가 약 40㎞이며, 고도 15㎞ 미만의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과 드론이 운용되는 고도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흔히 ‘미사일을 격추하는 미사일’로 묘사되는 천궁-II는 국가 방공망에 통합되도록 설계됐으며, 미국 및 나토(NATO) 플랫폼과 손쉽게 연동돼 인도 즉시 실전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천궁-II의 성능에 주목한 UAE는 기존 2022년 계약에 따른 잔여 포대의 조기 납품을 요청하는 한편, 요격 미사일 30발의 추가 공급을 별도로 요청했습니다. 이달 초 대구에서 공수된 물량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물량은 원래 한국군 배정분이었으나, UAE의 비상상황을 고려해 한국이 우선 양보했습니다.
SCMP는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가 시급해 이달 초 한국이 UAE에 요격 미사일 30발을 공수했고, UAE는 나머지 포대의 조속한 인도를 한국에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 대가로 UAE는 한국에 원유를 최우선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천궁-II 외교’가 이뤄낸 결과입니다. 한국은 기존 비축분 600만 배럴을 포함해 총 2400만 배럴을 공급받을 예정입니다. 이는 국내 석유 수요 약 9일치에 해당합니다.
한국은 지난 4년간 약 550억 달러(약 77조 원)의 방산 수출을 기록하며 현재 세계 10위 무기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천궁-II에 이은 차세대 지대공 요격체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사업에는 약 8688억 원이 투입되며 ADD 주관으로 2030년까지 체계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은 2030년까지 세계 4대 무기 수출국 진입을 공식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SCMP는 이달 대구발 수송기 이륙 이후 그 목표가 한층 가까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시진의 글로벌 픽]을 구독하시면 가장 발빠르게 글로벌 트렌드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5일 유예’ 선언, 평화의 신호인가 고도의 낚시인가?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