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식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인터뷰
ISDS 실무 총괄한 초대 법무부 국제법무국장 역임
"쿠팡사태 '괘씸죄' 측면도…ISDS 적격 따져봐야"
"투자자 보호·규제 사이 균형 핵심…이젠 '예방' 관건"
정홍식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장(전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은 최근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이 ISDS를 막연한 ‘공포’로 삼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언행을 자제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정홍식 전 법무부 국제법무국장(현 중앙대 로스쿨 법전원장)이 최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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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ISDS 대응 능력이 바뀌고 있다. 여러차례 소송을 통해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하면서 최근 론스타, 엘리엇, 쉰들러와의 분쟁에서 잇단 승전보를 알렸다.
ISDS는 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이나 투자자가 정부 정책 등으로 손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국제 분쟁 절차다. 정 원장은 법무부 내 ISDS 등 국제법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초대 국제법무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최근 한국 정부의 성과에 대해 “중재 절차를 통해 부당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점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기뻐했다.
쿠팡사태 ‘괘씸죄’ 측면도…ISDS 적격 따져봐야
최근 국내 ISDS 중 가장 주목받는 사건은 쿠팡 투자자들의 ISDS 중재의향서 제출이다. 미국 쿠팡 투자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지난 1월 한국 정부에 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양측은 90일간 협의를 거친 뒤 실제 분쟁으로 이어갈 지 여부를 4월 22일 전후에 결정하게 된다.
정 원장은 분쟁의 배경이 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중대한 개인정보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은 맞다”면서도 “한국적인 관점에서 ‘괘씸죄’ 정서가 작용한 측면도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정부는 정교하게 마련된 시스템으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SDS 중재의향 자체가 반드시 실제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다. 투자사들이 이를 일종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정 원장은 “중재의향서 제출은 정부의 정당한 조사나 제재를 피하거나 감면받기 위한 목적인 경우도 있다”며 “투자자의 요구에 대한 수용여부는 의향서에 대한 협상의 방향이나 관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중재의향서 제출 주체가 미국 쿠팡 법인이 아닌 ‘투자사’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제출 주체에 따라 ISDS 제기 자격요건과 실제 분쟁시 승소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정 원장은 “지분율 등이 좀 낮은 투자사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보호하는 적법한 투자자인지 여부는 따져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홍식 전 법무부 국제법무국장(현 중앙대 로스쿨 법전원장)이 최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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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보호·규제 ‘균형’이 핵심…이젠 예방 중심
정 원장은 앞으로 ISDS 대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예방’을 꼽았다. 사후 수습보다는 정책 결정 단계부터 잠재적 위험을 관리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그는 “외국 투자자 보호와 정부 규제 권한 사이를 정교하게 관리하는 것이 정책 결정의 핵심”이라며 “결국 균형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부터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장으로 후학 양성의 길로 다시 복귀한 그는 국제중재 분야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향해선 ‘설득의 능력’을 강조했다.
정 원장은 “투자중재 사건이나 국제상사중재 사건도 결국에는 중재인들을 어떻게 설득하냐의 문제”라며 “법리는 물론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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