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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보편적인 선택으로 여겨진다. 반면 호주에서는 재산을 상속하는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하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며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 “상속 대신 기부”…부모 3명 중 1명 고민
자녀를 둔 호주인 3명 중 1명꼴로 유산을 자녀가 아닌 자선단체에 남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유언장 플랫폼 세이프윌(Safewill)이 외부 기관에 의뢰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전국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호주인 약 33%가 사후 전 재산 또는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20년간 약 5조4000억 달러 규모의 베이비부머 자산이 다음 세대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속을 둘러싼 기존 관념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단순히 가족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유산은 당연한 것?”…부모 세대의 불신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자녀 세대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부모들 중 상당수는 자녀들이 상속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태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자녀가 스스로 자산을 형성해야 한다는 가치관 역시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유명 인사들에서도 나타난다. 가수이자 방송인인 사이먼 코웰, 할리우드 배우 애슈턴 커처·밀라 쿠니스 부부 등은 이미 자녀에게 대규모 유산을 남기지 않고 대부분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애덤 루보프스키 세이프윌 대표는 “부모들이 자신의 유산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자녀 지원과 사회적 기여 사이에서 선택하거나 두 가지를 조합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실제 실행은 아직…“유언장 없는 경우도 절반”
다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비율은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 재산을 자선단체 기부하겠다는 내용을 유언장에 포함한 비율은 약 8% 수준에 그쳤지만, 55세 미만 응답자의 40%는 향후 기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절반 이상이 자선 기부 의향을 보이며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호주인이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은 상태로, 실제 사망 시에는 개인 의사와 관계없이 법률에 따라 재산이 분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자벨 마르카리안 세이프윌 수석 변호사는 “자선 기부를 포함한 유산 설계는 가족의 이해와 법적 요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준비가 이뤄져야 의도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 역시 상속 갈등을 줄이기 위해 생전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녀에게 일정 수준의 유산을 남기면서 자선 기부를 병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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