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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6000개 약 찾아 소분·포장·출고까지…24시간 무인 운영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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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로봇약국 뜬다]

    中 2014년 비대면 진료 허용했는데

    韓은 11년후 뒤늦게 원격진료 시작

    약사법에 막혀 약 택배수령 불가능

    “디지털전환 지연에 中로봇 쓸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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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허가를 계기로 중국은 야간 의약품 응급 수요에 보다 촘촘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의료보험 통계에 따르면 야간(22시~익일 8시) 의약품 주문 비중은 20%에 달하지만, 전국 24시간 운영 약국 비중은 10%에 못 미쳐 공급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베이징시는 지난해 12월 ‘의료·건강 분야 인공지능 응용 발전 행동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 허가가 이뤄졌다.

    첩자오위리 자오위리 갤봇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자체 개발한 식별·분류·포장 기술이 적용된 휴머노이드가 자율 작업을 수행하면서 심야 시간대나 외진 지역의 의약품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며 “약품 유효기간도 디지털로 관리하고, 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즉시 판매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갤봇은 현재 약 200곳인 스마트 약국과 무인 편의점을 연내 10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오위리 갤봇 CSO는 “앞으로 자가 진단 시스템으로 의사·간호사 인력을 대신해 질병 초기 진단 등 건강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전문의약품의 경우 아직까지 현행법상 한계 때문에 완전한 자동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처방전 검토와 복약지도는 약사가 직접 수행해야 하는 만큼 일정 수준의 사람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실제 이같은 이유 때문인지 완전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던 콘택트렌즈 매장과 달리 약국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약사 가운을 입은 직원 여러 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 다만 약사가 처방전을 최종 검토하면 로봇이 처방전에 따라 약을 찾고 소분한 뒤 포장·출고까지 할 수 있는 만큼 기존 대비 약사의 ‘잡무’가 대폭 경감된다는 설명이다. 편의점에서 가정상비약도 극히 제한해 판매하는 한국과는 다른 환경에서 중국의 로봇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마신 하이뎬구 시장감독관리국 관계자는 “로봇은 조제 역할을 맡아 반복 업무를 처리하고, 약사는 처방 검토와 복약 지도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갤봇이 이날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보완해야 할 빈틈도 보였다. 회사 측은 이날 로봇이 렌즈를 옮기는 모습은 시연했지만 약을 선별하고 포장해 출고하는 핵심 과정에 대한 시연은 생략했다. 아직 조제실에 비치된 약의 위치 등이 학습이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약국 내부에 설치돼 있던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도 취재가 시작되자 어느 순간 자리를 옮겨 촬영이 제한됐다. 10분가량 도보로 이동해 방문한 로봇 무인 편의점에서도 서툰 동작을 수 차례 드러냈다. 한 취재진이 이온음료를 주문했지만 수 차례나 집는 데 실패했다. 자신을 ‘샤오가이’라고 소개하며 수다를 떨자고 먼저 말을 걸어온 이 로봇은 ”하루에 얼마나 일하느냐”는 질문엔 “24시간 일하지만 당신이 올때는 항상 충전돼 있다”며 재치있는 답변 내놨지만 “몇개국어를 할줄 아느냐”고 묻자 “아직 춤추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며 동떨어진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한국은 2014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중국과 달리 2025년 말에 비로소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가 될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미 출발선부터 10년 이상 뒤처진 셈이다. 더욱이 한국은 로봇은커녕 퀵서비스나 택배로 의약품을 수령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의약품은 반드시 약국 안에서 약사가 직접 대면해 판매해야 한다는 약사법이 개정되지 않아서다. 대한약사회는 약 배송 제도를 도입하면 의약품의 오·남용이 우려되고 부작용 발생 시 책임소재 불명확 등의 문제가 생긴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결국 약 배송 대상은 시범사업과 동일하게 섬·벽지 거주자, 1·2급 감염병 확진자, 장기요양 수급자, 등록 장애인, 희소질환자 등으로 엄격히 제한됐다. 동네 병원이 문을 닫은 시각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가 처방약을 받으려면 문을 연 약국을 찾아헤매야 한다. 정부가 대한약사회의 반발을 의식해 약 배송을 허용하지 않는 바람에 반쪽짜리 제도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약사 카르텔은 곳곳에서 의약품 유통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대에 국민들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2012년 도입된 ‘편의점 상비약’ 제도는 13년째 답보 상태다. 당초 해열진통제 5종·소화제 4종·감기약 2종·파스 2종 등 13개 품목을 24시간 편의점에서 판매하도록 허용했지만, 일부 제품이 단종돼 품목수가 도리어 줄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한국 국민은 의사를 비대면으로 만나고 약사는 대면으로 만나는 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약사들 눈치보다가 디지털전환이 늦어져 결국 다른 나라 로봇을 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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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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