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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된다는 신념 하나로 버틴 40년…한국의 디즈니 기반 다질 것"[만났습니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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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오공' 창업자 최신규 초이크리에이티브랩 대표

    "'한국의 디즈니' 기반 구축, 100년 가업으로 여겨"

    자서전 토대로 한 만화책 '꿈꾸는 불사조' 출간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불사조는 죽지 않잖아요. 나는 죽지 않는다,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해보다가 안되더라도 (끝까지) 하면 되지란 생각을 갖고 살기 때문에 늘 불사조를 몸에 지니고 되새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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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규 초이크리에이티브랩 대표(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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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표 완구업체인 손오공을 창업했던 ‘장난감 대통령’ 최신규(70) 초이크리에이티브랩 대표는 한 손에 낀 반지를 내밀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늘 끼고 다니는 커다란 반지에는 날개를 활짝 편 불사조가, 허리에 맨 벨트에도 불사조가 새겨져 있었다. 최근 자서전을 토대로 새로 펴낸 3권 분량의 만화책(현재 2권까지 출간) 제목 역시 ‘꿈꾸는 불사조’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점철된 자신의 생애를 이어가겠다는 신념 그 자체가 불사조다.

    무독성 끈끈이로 시작한 최 대표의 장난감 인생은 뒤집어지며 뛰어오르는 동전 모양의 팝콘, 영혼기병 라젠카, 탑블레이드, 헬로카봇 등으로 이어졌다. 1996년 손오공 설립 이후 일본이 우세했던 변신로봇 제작 기술을 연구, 인정받은 뒤 수십억원을 들여 완성한 애니메이션 라젠카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대를 맞으며 큰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스피드왕 번개’, ‘하얀마음 백구’, ‘탑블레이드’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끝없이 도전해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 신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터닝메카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519만 8404개의 완구를 판매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최다 완구 판매’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면서 한 회사에서 완구를 판매하는 형태의 사업 방식은 사실상 최 대표가 국내 최초로 전개한 것이다.

    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이후 줄곧 ‘한국의 디즈니’를 꿈꾼다고 밝혀왔다.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완구 열풍으로 이어지는 지식재산권(IP) 육성에 집중한 국내 최초의 인물이다 보니 그럴 만도 하다. 그는 현재의 디즈니가 있기까지는 1960년대에 출현한 IP의 공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제는 스스로가 한국의 디즈니를 키워내기 위한 기반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만화를 천시하고 장난감을 하찮게 여기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누구도 하지 않았고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해내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를 최근 서울 목동의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꿈꾸는 불사조 출간을 축하한다. 독성 없는 끈끈이부터 시작해 국내 완구시장을 개척하면서 상당히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것 같은데 이유가 있다면.

    △어릴 때 갖고 놀던 장난감들이 사실 불결한 제품들이 많았다. 최대한 저렴하면서도 좋고 재밌는 장난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계속 그 쪽으로 개발하고 연구했다. 처음엔 아무리 실험을 해도 안되는 것 같았지만 실험 과정에서 더 나은 방안이 나오고,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게 되더라. 독성 없는 끈끈이 개발 과정에서는 사글세방에 불을 낼 정도로 실험을 했는데 당시만 해도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의 열심히 사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쫓겨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어릴 적 일찍부터 기술을 배우면서 놀이에 대한 갈망이 커졌던 것 같다.

    △어릴 때 (친구들이 학교에 간 뒤) 혼자 있으면 심심풀이로 했던 것들에서 착안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기왕이면 어릴 때 습득했던 부분들에서 아이디어를 내는 게 좋다고 본다.

    독성 없는 끈끈이 같은 경우 감촉이 말랑말랑한데, 어떻게 보면 엄마의 살결 같은 감성이다. 그래서 그쪽으로 나도 모르게 더 집중하게 됐고 불결한 느낌을 제거하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입에 넣고 빨기도 하는데 독성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 방향에 집중했다.

    -첫 변신 로봇인 라젠카의 애니메이션 흥행 실패가 아쉬웠을 것 같은데.

    △나름대로는 그때 큰돈을 투자해 투니버스랑 함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완구 제작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됐다. 그 때 애니메이션 시청자의 연령대를 낮추려고 많이 부딪혔는데,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선 어른들이 만화를 보지 않았고 아이들만 봤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어린이들이 즐기려면 앙칼지고 재밌고 유치한 부분도 있어야 하는데 라젠카는 생략이 많아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스토리가 너무 어려워서 지금도 한 문장으로 ‘어떤 작품’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사실상 넥스트의 주제곡만 히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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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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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오공에서 상당히 많은 완구들이 품절 행진으로 화제가 됐었다. 특히 터닝메카드나 헬로카봇 같은 동작 완구가 인상적이었는데 첫 손에 꼽는 특허가 있나.

    △터닝메카드다. 자석과 결합시켜서 동작하는 완구가 그리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드를 갖다 대면 자동차가 펼쳐져서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그런 콘셉트는 최초였는데 어릴 적 시장에서 새에게 100원을 주고 종이를 찍어 내주는 걸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콘셉트를 따왔다. 손으로 조립하는 데 쏟는 흥미는 한계가 있는데 터닝메카드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만들 수 있다.

    -시대와 상관없이 ‘재미’라는 건 같다고 생각하는지.

    △비슷하다. 예전에 갖고 놀았던 장난감은 결국 우리가 좋아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갖고 노는 거다. 그걸 융합시키면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절대 다치지 않도록 안전성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한국의 디즈니를 꿈꾼다고 오랫동안 이야기해왔는데 아직도 그 꿈이 유효한가.

    △사실 그건 어마어마한 투자가 연관돼 있어서 실현하기 쉽지 않다. 디즈니 만화가 196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지금의 디즈니가 됐는데,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만화를 천대하는 경향도 있었고 여러가지로 현실이 어려웠다.

    다만 한국의 디즈니가 나올 수 있도록 내가 기반을 깔고 있다고 생각한다. 100년 가업처럼 여기고 나라도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한국에서도 디즈니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터닝메카드나 헬로카봇만 해도 소위 ‘대박’난 작품들이므로 유지해야 하고 앞으로도 10년 이상 갈 것이다. 이 완구들을 어릴 때 갖고 놀던 사람이 어른이 되고 그들의 아이들이 또 갖고 놀고, 건담이 지금도 건재한 것은 그런 흐름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늘 중간에 그런 흐름이 잘려서 없는데 그래서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걸 더 깊이 있게 하고 싶다. 한국 문화를 소재로 한 ‘케이팝데몬헌터스’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해도 한국에서 만든 게 아니지 않나. 한국에서 기반을 확실히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기반을 내가 다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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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규 초이크리에이티브랩 대표가 헬로카봇 완구를 한 손에 든 채 웃고 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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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오공’ 창업자 최신규 초이크리에이티브랩 대표는

    △1956년 서울 △영등포초등학교 중퇴 △한양대 경영학 명예박사 △1974년 협성공업사 대표 △1987년 서울화학 대표 △1996년 손오공 대표이사 사장 △2002년 SCM 대표이사 사장 △2003 초이락게임즈 대표 △2004년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2014년 국제교류연맹 이사장 △2015년 초이크리에이티브랩 대표 △2023년 서울가요대상 조직위원회 위원장 △2025년 화관 문화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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