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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보험계약·포인트 머니 등 사각지대…“최후 방어둑 더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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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묵은 예보법 구멍…금융안정계정 도입 지지부진

    美, SVB 파산때 한도초과 불구

    즉시 “전액 보호” 뱅크런 막아

    韓은 신속정리제부터 논의 불발

    MG사태 때도 가교社 마련 그쳐

    선불충전금 포함 여부도 공회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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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발생하자 곧바로 SVB의 예금을 전액 보호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SVB가 보유하던 예금의 90%가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계좌당 25만 달러)를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국내에서도 미국 SVB 파산 사태를 참고해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에 대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경제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예금을 전액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안 역시 들여다봤다. 위기 징후가 발생한 금융기관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안정계정과 부실 금융사를 즉시 정리할 수 있는 신속정리제도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문제는 이들 사안이 예금자보호법을 정비해야 가능한 정책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예보법 정비는 다른 금융정책 안건에 밀려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25일 “정부나 여당 모두 증시 육성 관련 법안이나 포용 금융 관련 입법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예보법처럼 비상시에나 중요한 법률은 논의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당장 예금전액보호제도 도입 논의는 발도 제대로 떼지 못한 상태다. SVB 사태로 논의가 급물살을 탔던 신속정리제도 역시 입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국회에 발의된 금융안정계정 도입안(예보법 개정안)은 3년 넘게 계류 중이다. 최근 국회 측에서는 금융위원회에 금융안정계정 도입안과 관련해 수정 대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의 수정 대안을 봐야 법안 통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계기로 예보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 지표는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같은 달 기준으로 2017년(0.57%)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미국의 사모대출 펀드 부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아레스매니지먼트를 비롯해 모건스탠리·클리프워터·블랙록 등 월가 주요 금융사들이 투자자들의 사모대출 펀드 환매 요청을 잇달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사모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란 사태까지 장기화하면 건전성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기회에 예보법이 금융산업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도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예보법이 도입된 지가 30년이 넘어가는데 그사이 은행·보험·자본시장 환경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면서 “그러나 예보법은 이를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이 대표적이다. 현재 예보법에서는 해약환급금과 사고보험금 등을 1억 원까지 보호해주고 있다. 그러나 보험의 경우 일반 예금과 달리 금액보다도 보험계약 자체를 보장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만약 보험사가 파산하면 보험계약 자체가 크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MG손해보험(현 예별손해보험) 구조조정 때처럼 가교보험사와 계약 이전을 연계한 보험계약 보호 방안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금융계 관계자는 “MG손보 사태 때는 가교보험사를 통한 계약 이전으로 구조조정 방식이 마무리됐던 만큼 보험계약자 보호가 가능했다”면서도 “현행법으로 이 같은 방식을 온전히 보장해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예보 제도에 포섭할지와 관련해서도 제대로 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네이버페이와 같은 선불충전금을 예보 보호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도 다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선불충전금을 예보법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 검토 작업을 벌였지만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현재 투자자 예탁금만 보호 대상으로 두고 있는 금융투자 업권에 대해서도 보호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완전판매 보상도 통상적인 금융 안정 기능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적지 않다”며 “투자자 보호 기금과 같은 장치를 예보 제도에 포섭하는 안도 고민해볼 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보와 금감원 사이의 정보 공유와 공동 검사가 강화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예보가 사전에 금융사의 부실 징후를 파악해 움직일 수 있어야 자금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예보와 금감원 모두 거시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기관”이라며 “전통적으로 두 기관 간의 칸막이가 컸는데 이를 해소하면 거시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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