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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중국대사관에 칼 들고 침입한 일 자위대 장교 “자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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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경찰관들이 24일 일본 도쿄의 중국대사관 정문에서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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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에 강경 발언 자제 요구 목적”
    중국 “신의 이름으로 살해 협박”
    용의자 발언 두고 진실 공방 조짐
    일 관방장관 “침입 행위 매우 유감”

    지난 24일 주일 중국대사관에 흉기를 들고 침입한 용의자가 현직 자위대 장교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얼어붙은 중·일관계의 새로운 악재로 부상했다.

    2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도쿄의 중국대사관 부지에 침입한 혐의로 미야자키현 에비노시에 주둔하는 육상자위대 3등 육위(소위급) 무라타 고다이(23)가 경시청에 체포됐다. 대사관 부지에서는 부엌칼 크기의 단도 1자루가 발견됐다. 사상자는 없었다.

    무라타는 “대사에게 의견을 전달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현장에서 자결해 상대를 놀라게 하고 싶었다”며 “일본에 대한 강경 발언을 자제하라고 직접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무라타는 이달 초 임관했으며 사건 전날 도쿄에 온 것으로 보인다.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무라타가 “‘신의 이름’으로 중국 외교관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일본 측에 즉각적인 조사와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은 일본 정부의 우경화에 책임이 있다며 공세를 쏟아냈다. 린 대변인은 “일본에 극우 사상·세력이 널리 퍼져 있다는 점과 ‘신군국주의’의 위험성을 드러낸다”며 “일본 정부가 대만 등 중·일관계 핵심 사안과 관련해 잘못된 정책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쑤샤오후이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일본의 급격한 우경화를 내버려두면 필연적으로 더욱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라타의 범행 당시 발언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질 조짐도 보인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일본어로 작성한 엑스 게시물에서 무라타가 외교관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할 때 “신을 대신해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무라타가 ‘하늘’ 또는 ‘신’을 언급하며 살해 협박을 했는지는 다루지 않았다.

    용의자가 현역 자위대원으로 확인된 만큼 일본 정부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건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거나 충분한 사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일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수 있다. 2024년 중국에서 일본 초등학생 살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는 ‘반일 정책의 결과’라고 압박했으며 중국은 ‘개별 사건’이라는 태도를 나타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을 준수해야 할 자위대원이 건조물 침입 혐의로 구속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련 국제법, 국내법에 따라 관계 부처와 연계해 재발 방지를 포함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의사를 중국 측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하승빈 한국외대 일본연구소 초청연구위원은 “중국의 ‘한일령’이 조용히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내세운 ‘일본은 안전하지 않은 사회’라는 주장이 입증돼 내부 단속이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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