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코인원 본사에서 디지털자산 과세 제도 개선 관련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상임부회장 [사진: 오상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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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국민의힘이 디지털자산 소득세 폐지를 당론으로 공식화하며 관련 입법 추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코인원 본사에서 디지털자산 과세 제도 개선 관련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 안건은 내년으로 다가온 디지털자산 소득세 부과의 전면 백지화였다. 정부와 여당 주도로 2027년 1월1일부터 디지털자산 투자 소득에 대해 과세가 예정된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송언석 원내대표는 19일 디지털자산 양도 및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디지털자산소득세를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금투세는 폐지했는데...이중과세 논란
김은혜 의원은 디지털자산 소득세 부과의 논리적 모순을 조목조목 짚었다.
김 의원은 "디지털자산에 투자하는 청년들은 주식은 금투세를 폐지했는데 왜 디지털자산에는 소득세를 부과하느냐고 강하게 묻고 있다"며 "특히 정부가 디지털자산을 상품으로 분류하고 있다면 이미 거래소 수수료를 내면서 그 안에 부가가치세가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과세"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디지털자산 매매 차익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이월 공제가 불가능하다. 주식 매매 차익이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돼 이월 공제가 가능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김 의원은 이 점을 비판하며 "이중적인 시장 관점을 바로잡고 소득세를 부과하려거든 새로운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이해와 개념 규정부터 명확히 해야 국민들에게 타당하고 공정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국제적 흐름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디지털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소득세 부과가 맞지 않는다"며 "청년들도 세금을 납부하는 납세자이자 투자자임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은행법으로 시장을 강제로 규제했던 획일적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실무 능력 부족... 소득세 부과 준비 안 돼
과세 당국의 행정적 시스템 준비 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수영 의원은 "국세청이 디지털자산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 소득세를 부과할 만한 준비와 여력이 아주 부족한 상황"이라며 "과거 니모닉 코드 노출 사고에서 보듯 국세청의 실무적 대응 능력이 낮다"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특히 국제 조세 기준과 국내 인프라의 한계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2027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 중인 암호화폐 자산 보고 프레임워크(CARF)가 도입되더라도 국가 간에 거래 총량 데이터만 교환될 뿐 개인에 대한 세부 정보가 들어오지 않아 과세가 상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효성 있는 과세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국내 국세청의 제한적인 거래 정보 수집 범위도 과세의 치명적인 맹점으로 지목됐다. 현재 국세청 시스템은 업비트 등 5대 원화 거래소의 정보만 연동돼 있다.
박 의원은 "5대 거래소만 통제할 경우, 납세를 피하기 위해 해외 거래소나 나머지 국내 중소형 거래소로 자산이 대거 빠져나가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의 모든 상황을 감안할 때 2027년 1월부터 디지털자산 소득세를 부과하려는 것은 전혀 준비가 안 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최보윤 의원 역시 자본 유출 우려에 공감했다. 최 의원은 "현재도 세금 문제나 규제로 인해 디지털자산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까지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세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세 폐지가 청년 자산 형성에 도움
국민의힘은 이번 디지털자산 과세 제도 개선이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청년 세대의 자산 형성 사다리를 복원하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박 의원은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청년층 표심에 대한 질문에 "현재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청년층의 자산 형성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디지털자산 소득세 폐지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자금이 무조건 디지털자산으로만 쏠린다고 볼 수 없는 것이, 현 정부 들어 주가도 오르고 코스피 지수가 6000선을 바라보지 않았느냐"며 "우리의 목적은 세금을 아예 안 내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고 있는 부가가치세에 더해 소득세까지 매기는 이중과세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기관 진입 즉각 허용해야
소득세 폐지 논의와 더불어 2단계 입법 논의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국민의힘은 대선 공약부터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을 강하게 추진해왔다.
최 의원은 "규제 일변도로 가고 있는 여당의 기조에서 벗어나 육성을 위주로 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활성화가 굉장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미 디지털자산을 상품으로 보겠다고 선언한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입법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최 의원은 특히 기관, 법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즉각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국내 시장은 법인과 외국인의 투자가 막혀 있어 개인 투자자 위주의 고립된 시장 구조를 띄고 있다.
최 의원은 "2단계 입법이 지연되면서 법인과 외국인 투자자 활성화에 대한 논의도 멈춰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 투자자 보호, 거래소의 실무적 요구를 종합해 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야당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오늘이라도 2단계 입법과 과세 문제에 대해 당장 논의를 시작하길 원하지만 민주당에서 단일화된 합의 법안이나 구체적인 의견 제시가 없는 상태"라며 "당정 간에 먼저 확실한 입장을 정리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 또한 "송언석 원내대표가 발의한 폐지 법안이 향후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될 때까지 여당이 명확한 입장을 정해주기를 바란다"며 "국민의힘이 비록 소수당이지만 디지털자산 투자자와 청년 세대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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