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란이 지난 18~19일 카타르 북부의 라스라판 산업도시 내 LNG 생산설비 2곳과 가스액화 시설 1곳을 타격한 직후부터 공급 차질이 우려됐다. 하지만 중동산 원유 수입이 꽉 막힌 상태에서 LNG 계약까지 이행이 중단됨에 따라 우리는 핵심 에너지원 확보·운용에 상당한 부담이 더해졌다. 자력으로 풀기 어려운 에너지 안보의 큰 위기다. 카타르산 LNG 공백은 도입선 다변화와 현물 시장 긴급 조달 등으로 일단 메울 수 있겠지만 가격 조건이 장기보다 불리해 도입가 상승을 피할 수 없다. LNG를 원료로 쓰는 도시가스, 전기요금 등에 인상 압박이 가해지고 반도체·석유화학·철강업 등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미국·이란 전쟁의 종전을 쉽게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유· LNG 등 주요 에너지원의 국제 시장은 외부 정세에 따라 극심하게 요동치는 일이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 자원민족주의가 다시 고개 들고 에너지 확보를 위한 국가 경쟁이 치열하게 불붙을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어제부터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비상 대책 마련에 돌입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위기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상생활과 물가 전반에 연쇄 충격을 안긴다는 점에서 위기를 극복할 정부와 민간의 하나 된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 정부는 정부대로 원전 가동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 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국민도 에너지 안보의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절약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에너지 안보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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