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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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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뱃갑 폐암처럼 우울증 경고 뜰까...SNS 소송에 담배 소환된 이유[김창영의 실리콘밸리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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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손해배상, 28년 전 담배 사태 닮아

    주 정부, 1990년대 담배회사에 배상 요구

    중독성 없다 버티다 조작 증거 나오자 합의

    메타·구글 항소한다지만...유사 소송 줄대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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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미성년자 소셜미디어(SNS) 중독이 SNS 운영사 책임이라는 법원 판단이 처음 나오면서 메타를 비롯한 SNS 운영사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게 600만 달러(90억 원)을 배상하라는 배심원단 평결이 나오자 28년 전 담배소송 사태가 소환됐기 때문이다.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렸던 빅테크들이 막대한 손해배상금에 강도 높은 규제까지 떠안았던 담배회사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외신은 전날 SNS 중독 재판에서 배심원단 평결이 나오자 법조계와 테크 업계에서 “빅테크들이 과거 담배 회사들이 겪었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세 미국인 여성 케일리가 어린 시절 SNS로 우울증과 신체 장애를 겪었다며 메타·구글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메타(인스타그램)와 구글(유튜브)이 원고에게 총 60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평결이 확정되면 배상금의 70%는 메타가, 나머지 30%는 구글이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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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소송에서 왜 담배회사가 소환될 걸까. 1994년 필립모리스, R.J. 레이놀즈 등 거대 담배제조사들이 흡연의 위험성을 은폐했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된 이후 주 정부들은 흡연 관련 의료비를 반환하라면서 담배 회사 4곳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의회에서는 법안으로 5160억 달러를 배상하고 식품의약국(FDA)에 니코틴 규제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발의자는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맞붙었던 존 맥케인 공화당 의원이었다. 당시 당적이 다른 빌 클린턴 대통령까지 법안에 적극 찬성하자 담배회사들은 결국 주 정부들에 25년간 2060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주 정부와 담배회사 간 마스터 합의 계약(Master Settlement Agreement·MSA)가 체결되면서 제조사들은 담배 광고 관행도 뜯어고치기로 했다. MSA 주요 내용은 △담배 가격 인상 △청소년 대상 마케팅 금지 △만화 이미지 사용 금지 △ 제품 브랜드명을 활용한 유통 금지 △TV 등 미디어 홍보를 위한 금전적 대가 지급 금지 △청소년 참여 행사 및 스포츠 경기 후원 금지 △담배 위험성 은폐 관행 차단 등이다. 주 정부들은 담배 제조사들이 5년간 금연 프로그램과 미성년자 담배 사용 방지 광고에 14억 5000만 달러를, 10년간 청소년 흡연 감소 방안 연구 재단에 매년 2500만 달러를 지원하라는 조건도 붙였다.

    이처럼 각종 제약이 붙기 전까지 무차별적 담배 광고 문제는 심각했다. 담배제조사들은 담뱃갑은 물론 티셔츠·모자·가방 등에도 ‘말보로 맨’이나 ‘조 카멜’처럼 친숙한 인물이나 만화주인공을 그려넣으며 담배를 친근한 이미지로 포장했다. 특히 만화 카멜에 나오는 조 카멜은 미성년자들의 흡연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디즈니 ‘미키 마우스’만큼이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낙타 캐릭터가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은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담배회사들은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토니오 노벨로 미국 공중위생장관이 1992년 조 카멜 캐릭터가 미성년자가 보기에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면서 R.J. 레이놀즈에 광고 폐기를 촉구했고, 언론사에도 광고를 싣지 말도록 당부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R.J. 레이놀즈 대변인은 “광고가 담배를 피기 시작하도록 유인한다고 볼 이유가 없다”며 광고를 계속했다.

    하지만 1994년 담배 제조사들이 담배 제조과정에서 니코틴을 의도적으로 첨가해 중독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데이비드 케슬러 FDA 국장은 1994년 2월 이들이 니코틴 함량을 의도적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표했다. 담배 회사 최고경영자 7명이 두 달 뒤 의회에 출석해 니코틴이 중독성이 없다고 증언했지만 이들은 위증 혐의로 연방 수사를 받게 됐고, 경영난 책임을 지고 모두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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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와 구글이 항소 뜻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28년 전 담배회사들처럼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사 소송 수천 건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소하더라도 판결이 뒤집히지 않는 한 수십 억 달러에 이르는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수 있다.

    빅테크들은 규제를 좋아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주 정부들은 과거 담배제조사들에게 했던 것처럼 소송으로 SNS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론 봅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X 성명을 통해 “캘리포니아는 오는 8월 열릴 재판에서 메타에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빅테크 입장에서 광고 수입이 절대적인 만큼 담배 소송 때와 달리 법적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NS 중독성은 인정됐지만 면책 규정을 적용받으면 책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품위법 230조는 사용자가 게시한 불법·유해 콘텐츠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에게 면책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심에서는 원고 측이 콘텐츠가 아닌 설계 방식을 문제 삼으며 승소했지만, 빅테크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대법원까지 끌고 가 면책 특권의 범위를 다퉈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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