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시험한 건데 기억하겠다"…독일·영국·호주 콕 집어 비난
군함 파견 요구를 '작은 일'로 축소…우크라 지원에 '어깃장' 놓을까
트럼프 대통령 |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에 응하지 않은 나라들을 거명하며 "기억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한국이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이란 전쟁이 수습되는 대로 어떤 식으로든 동맹을 상대로 보복성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는 발언을 계속하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동맹으로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이건 나토에 대한 시험이었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포함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지원에 협조하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일도 아니고 작은 일인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어느 동맹국이든 선뜻 결정할 수 없는 군함 파견 요구를 별것 아닌 요청이었던 것처럼 축소하면서 나토가 미국을 배신했다는 식의 논리를 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독일과 영국, 호주 등을 콕 집어 비난했다.
그는 "독일이 '이건 우리 전쟁이 아니야'라고 하는 걸 들었을 때 나는 '음, 우크라이나는 우리 전쟁이 아니야'라고 했다"면서 "아주 부적절한 언급이었지만 그는 해버리더라.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최근 "분명히 해두겠다. 이건 우리 전쟁이 아니다. 우리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해서도 "사랑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충격적인 일을 했다"고 했다. 이란 전쟁 개시 전에 항공모함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스타머 총리가 수용하지 않은 일을 또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도 훌륭하지 않았다. 호주 때문에 좀 놀랐다"면서 "중동의 5개국을 제외하면 누구도 훌륭했다고 하지 않겠다. 우리는 그다지 많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군함 파견 요구를 거부했거나 곧바로 호응해주지 않은 동맹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토가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나토에 아무것도 필요 없지만 이 아주 중요한 순간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군함 파견 요구에 응하지 않은 동맹국을 비판하고 있는데, 말로만 끝나지 않고 일종의 '보복성 조치'로 돌아올 가능성이 문제다.
이란 전쟁이 수습되고 나면 미국이 어려운 상황에 몰렸을 때 동맹의 도움을 받지 못한 점을 문제 삼으며 무역·안보 협상에서 한층 일방적 공세에 나설 우려가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전쟁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대며 나토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를 중동에 전용할 수 있다는 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우리는 늘 그렇게 한다. 종종 여기서 가져다가 다른 데 쓰는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날 내각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하면서도 우편투표를 한 이유에 대해 "나는 대통령이고 할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예외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란 전쟁과 유가 상승, 국토안보부 업무 중지 같은 무거운 주제로 내각회의를 주재하다가 불쑥 자신이 애용하는 샤피사 마커펜에 대해 5분간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했다. 발언 중간중간 농담을 던져 좌중에 폭소가 터지는 등 전쟁통에 열린 내각회의라고 보기 어려운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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