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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8 (토)

    의료변호사협 "의료사고 형사책임 특례, 위헌 소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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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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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포르시안] 한국의료변호사협회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중상해 및 사망 사건에서 보건의료인의 형사책임을 제한하는 특례를 추진하는 것이 생명권 보호와 헌법 원칙과 충돌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사법체계와의 정합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변호사협회의 주장이다.

    의료변호사협회는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의료사고는 생명권의 침해와 건강의 악화와 같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의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련 입법 및 개정은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고 헌법상 기본권 보호의무를 최우선 가치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일정 요건 하에서 손해배상이 이뤄진 경우 공소제기를 제한하는 특례를 도입하는 것에 헌법적 쟁점을 제기했다.

    의료변호사협회는 "특정 직역인 보건의료인에게만 형사책임에 관한 특례를 인정하는 것이 평등원칙과의 관계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소제기가 제한될 경우 헌법상 보장된 재판절차진술권, 형사절차 참여권,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망 또는 중상해 사건까지 형사책임 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관련 중상해 면책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한 바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사책임 구조와의 불균형 문제도 지적했다.

    의료변호사협회는 "현행 의료사고 분쟁에서는 피해자가 의료인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민사책임 구조의 개선 없이 형사책임만을 완화하는 방향은 형사와 민사 간 책임 구조의 균형이 충분히 고려되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처벌을 원하는 피해자가 민사청구를 포기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대한 과실 개념을 12가지 유형으로 한정하고 별도 심의기구를 통해 판단하도록 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의료변호사협회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개별 사안별로 주의의무의 내용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과실 여부와 같은 규범적 판단을 행정적·준사법적 기구가 담당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형사사법체계와의 정합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피해자 보호제도 유지 필요성도 강조하며, 대불제도 폐지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의료변호사협회는 "개정안에서 대불제도 폐지를 정하고 있어 파산 의료기관이나 보건의료인의 자력 부재로 배상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며 "책임보험이 임의가입인 상황에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의료기관의 의료사고 피해자는 배상을 받지 못할 수 있고, 보험금 지급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대불제도를 통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변호사협회는 "형사책임 특례의 범위와 요건, 피해자의 실체적·절차적 권리 보장, 민사책임 구조와의 균형, 피해자 보호제도의 유지 및 보완 등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정밀한 입법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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