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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데스크 칼럼] 집을 쥔 손으로 시장을 바로 세우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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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주택 정리 요구에도 공직사회는 여전히 시장 안에 머물러 있다

    아주경제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사항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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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일보] 공직자의 재산 공개는 투명성을 위한 장치다. 그러나 공개가 반복될수록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난다. 정책을 만드는 집단과 시장의 이해가 여전히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최근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을 보면 다주택 보유는 크게 줄지 않았다. 일부 매각 사례가 확인되지만 전체 흐름을 바꿨다고 보기는 어렵다. 3주택 이상 보유도 이어진다. 숫자보다 중요한 흐름이 그대로다.
    정책의 방향은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공정성, 그리고 다주택 보유에 대한 정리 요구다. 공직사회가 먼저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점에도 이견은 없다. 문제는 그 신호가 실제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공직자는 시장을 조정하는 위치에 있다. 그런데 그 손에 시장의 이해가 함께 쥐어져 있다면 정책은 균형을 잃기 쉽다. 의도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다. 이해관계가 겹친 상태에서는 어떤 정책도 온전히 독립적이기 어렵다.
    현실적인 제약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매각 시점과 가격, 가족의 거주 문제 등은 개인에게 중요한 판단 요소다. 그러나 같은 조건은 시장에 참여한 국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럼에도 정책은 국민에게는 규제로 작동하고 공직자에게는 선택으로 남아 있다. 기준이 이미 갈라져 있다.
    이 간극은 정책의 신뢰를 약화시킨다. 공정성은 선언이 아니라 적용에서 확인된다. 동일한 기준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정책은 출발부터 균형을 잃는다.
    이 문제는 특정 시기에 한정되지 않는다. 과거에도 반복됐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공개적인 매각 권고가 있었던 시기에도 결과는 제한적이었다. 정책이 바뀌어도 기준이 유지되지 않으면 시장의 인식은 달라지지 않는다.
    공직자의 자리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그 책임은 말이 아니라 선택으로 드러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권고가 아니라 기준이다. 그 기준이 내부와 외부에 동일하게 적용될 때 정책은 비로소 신뢰를 얻는다.
    한석진 기자 sjhan0531@kyung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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