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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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주총에서 연임을 확정한 직후, 그가 1기 임기 동안 완성한 가장 굵직한 유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비어 있던 보험사 자리를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로 채운 것이다. 2기 체제에서 이 두 보험사를 어떻게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하느냐가 임 회장의 첫 번째 과제로 떠올랐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3억원에 인수하며 총 1조5493억원짜리 빅딜을 성사시켰다. 금융위원회 조건부 승인을 거쳐 지난해 7월 두 생보사의 자회사 편입을 공식 마무리했다. KB금융의 KB라이프, 신한금융의 신한라이프, 하나금융의 하나생명이 각 그룹의 비은행 수익을 받쳐주는 동안 우리금융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유일한 금융지주였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의 전략적 의미는 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양생명 총자산 36조6946억원, ABL생명 19조8289억원을 합산하면 약 56조5000억원 규모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농협생명(53조7509억원)을 넘어 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에 이은 업계 5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우리금융은 이미 지난해 '우리라이프'·'우리금융라이프' 상표권을 출원해뒀다.
합병 일정도 빨라지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2월 동양생명을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 임직원들에게 "1년 내 동양생명 중심으로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3년 내 통합을 공언했던 기존 계획보다 일정이 대폭 앞당겨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7년경 통합 법인이 공식 출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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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준비도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통합 경험을 갖춘 인물들을 양사 대표로 전진 배치했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곽희필 ABL생명 대표 모두 과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작업을 주도한 인물들이다. 이달 초에는 ABL생명에 신한라이프 출신의 디지털IT 전문가를 추가 영입하며 전산 통합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는 부문별 현황 파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꾸려졌다.
자산운용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우리자산운용이 두 보험사의 보험부채를 위탁받아 운용하는 부채연계투자(LDI)를 확대하면, KB·신한자산운용이 보험 계열사를 등에 업고 업계 상위권으로 올라선 경로를 따라갈 수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1월 일부 부채 일임을 시작하며 AUM 60조원을 돌파했고, 연내 94조원으로 늘려 업계 7위권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다만 통합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장 직접적인 변수는 ABL생명의 재무 건전성이다. 지난해 말 기준 ABL생명의 경과조치 전 K-ICS 비율은 118.8%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양생명(155.5%)과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업계에서는 ABL생명이 알리안츠생명 시절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역마진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BL생명이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상품으로 역마진이 지속되고 있어 인수자 입장에서 정리에 오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산 시스템 통합도 만만찮은 과제다. 신한라이프도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 신한생명과 합병까지 3년이 걸렸다. 두 보험사의 계약 관리·고객 데이터·상품 시스템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작업은 비용과 시간이 대규모로 투입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조직 통합 과정에서 노사 갈등 관리도 변수다. 완전자회사 편입까지는 매각 위로금 등을 둘러싼 노조와의 합의가 필요해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방향 자체는 분명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신한금융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 2021년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켜 비은행 수익의 핵심 축으로 키워냈다. KB금융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통합해 KB라이프를 안착시켰다. 우리금융이 동일한 경로를 밟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연결 실적 극대화와 중복상장 해소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회장은 2기 경영 목표인 '미래동반성장' 아래 보험사 시너지 극대화를 3대 전략 방향 중 하나로 명시했다. 2027년 우리라이프 출범을 목전에 두고 ABL생명 건전성 개선, 전산 통합, 노사 합의라는 장애물을 얼마나 빠르게 넘어서느냐가 임종룡 2기 체제의 첫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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