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권섭 특별검사가 5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및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안권섭 상설특검이 검찰로 넘긴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이 사건은 남부지검이 2년 전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압수한 현금 뭉치에서 한국은행 마크가 찍힌 관봉권 띠지를 수사관이 분실했다는 것이다. 애초 대검 감찰부가 ‘단순 실수’로 결론 냈지만 현 정권은 검찰을 못 믿겠다며 상설특검을 가동했다. 상설특검 수사 결론도 ‘단순 실수’로 같았다. 그런데 특검이 사건을 스스로 종결하지 않고 검찰로 넘기면서 사건이 띠지를 분실한 남부지검에 배당된 것이다. 코미디 같은 일이다.
근본적으로는 특검 필요성이 전혀 없는 사건을 특검으로 몰고 간 정권에 더 큰 문제가 있다. 민주당은 관봉권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로부터 흘러들어 온 사실을 감추려고 검찰이 고의로 띠지를 폐기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관봉권 띠지에는 얼마의 돈을 묶었다는 수량 표시 이외에 돈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정보가 전혀 없다. 관봉권 띠지가 핵심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인데 증거를 인멸했다고 억지로 몰아간 것이다. 민주당은 이 ‘사건’으로 국회 청문회까지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상설특검 등을 포함해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 전체도 희극같은 일이다.
정권이 잘못 시작한 일이지만 상설특검도 무책임했다. 특검은 이 사건을 90일 동안 수사해 업무상 과오일 뿐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 된다. 그런데도 “미처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추가 수사를 한다고 이 단순한 분실 사건에서 무슨 다른 사실이 나오겠나. 자신이 사건을 종결하기 싫어 남에게 떠넘긴 것이다.
정부는 관봉권 사건만으로 특검을 하기엔 찜찜했는지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을 묶어 작년 12월 상설특검을 출범시켰다. 검찰을 못 믿겠다면 두 사건 다 공수처에 맡겨도 충분한 내용이다. 판검사 비위를 최우선 수사하라고 민주당이 만든 기관이 공수처다. 그런데도 굳이 왜 했는지도 모를 특검을 만들어 21억원의 예산을 썼다. 그래 놓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 정부 여당이 됐다고 이렇게 정략을 위해 국고를 낭비해도 되나.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