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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8 (토)

    20년차 베테랑 교사가 말하는 문해력 확 높이는 ‘이것’[교육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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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20년차 초등교사…“받아쓰기, 어휘력·문해력 다지는 교육”

    “100점 못 받으면 자녀 상심”…민원에 받아쓰기 피하는 교사들

    아동학대 위협도…”정서적 학대 구체화해 교육활동 위축 막아야”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학생들의 문해력을 높이려면 받아쓰기부터 해야 합니다.”

    부산 지역에서 20년째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A 교사는 2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정확히 익히지 못하면 어휘력이 떨어질 수 있고 문해력 저하로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A 교사는 부산 지역의 여러 초등학교를 거치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두루 담임을 맡은 경험이 있는 베테랑 교사다.

    이데일리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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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교육과정상 학교에서 이뤄지는 받아쓰기는 의무 활동이 아니다. 받아쓰기는 주로 초1·초2 담임을 맡은 초등교사 재량으로 이뤄진다.

    그럼에도 A 교사는 초1·2 학년의 담임을 맡은 때면 학기 중 일주일에 한 번은 국어 수업 중간에 학생들에게 받아쓰기를 시켰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 미리 어휘력을 갖춰놓아야 문해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A 교사는 “받아쓰기 활동으로 학생들이 올바른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배울 수 있다”며 “어휘력이 바탕이 돼야 독해가 되고 독해가 돼야 교과 학습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받아쓰기를 하지 말라고 학교에 민원을 넣기도 한다. A 교사는 “받아쓰기 때문에 매년 1~2번은 민원이 들어온다”며 “자녀가 받아쓰기를 힘들어하거나 100점을 받지 못해 상심한다는 게 이유”라고 언급했다.

    A 교사는 받아쓰기 때문에 학부모와 1시간 넘게 상담한 경험도 소개했다. 그가 초2 담임교사였던 시절 한 학생의 학부모가 찾아와 받아쓰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일종의 민원이었다. 해당 학부모는 자녀가 힘들어한다며 “1학년 때도 받아쓰기를 했는데 왜 2학년이 돼서도 하느냐”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A 교사는 모든 학습의 기초가 어휘력과 문해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받아쓰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 교사는 “초1·2는 맞춤법을 올바르게 배워야 할 때라고 설득했다”며 “해당 학부모는 다행히 납득하고 돌아갔지만 받아쓰기에 반감을 갖고 강하게 민원을 넣는 분들도 종종 있다”고 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이 틀리고 실수해도 괜찮은 곳”이라며 “지금 받아쓰기 때문에 힘들어도 올바른 어휘를 익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사들이 민원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교사의 교육활동이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위협하는 학부모들도 있어서다. 교사들로선 소송에 휘말릴 위험이 있는 것이다.

    A 교사는 “사실 받아쓰기는 교사들로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활동”이라며 “민원이 들어오면 정당한 교육활동도 아동학대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조심스러워지고 결국 다음 학기부터는 받아쓰기를 하지 말자는 분위기도 생긴다”고 전했다.

    A 교사는 받아쓰기 같은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정서적 아동학대의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어떤 교육활동이 정서적 학대로 해석될 수 있는지 그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A 교사는 “정서적 아동학대는 자칫하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 될 수 있다”며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으려면 어디까지가 정당한 교육이고 어디부터 아동학대인지 구체적인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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