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김밥 한 줄값에 두 줄…3980원 ‘반값 구성’
원조·매콤어묵 18개 담아…기본 이상 맛 구현
990원 도시락·99원 생리대…민생 제품 연장선
이재명 물가 기조 속…유통가 가격 전략 변화
두 줄에 3980원 구성의 이마트 김밥 제품. 시금치햄어묵 등 재료가 고르게 들어간 모습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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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물가’를 강조하면서 유통가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990원 도시락, 99원 생리대 등 초저가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라면·제과·제빵 업체의 가격 인하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마트(139480)도 지난 26일 새 카드를 꺼냈다. ‘반전가격 3980 두줄김밥’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기준 서울 김밥 한 줄 평균 가격(3800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반값인 제품이다.
출시 이틀째인 낮 12시 직접 이마트를 방문해봤다. 냉장 진열대에 두줄김밥이 여러 줄로 쌓여 있었고, 지나가던 손님들이 간간이 집어 카트에 담았다. 최근 초저가 상품 미끼 논란을 의식한 듯, 물량을 비교적 넉넉히 확보해 파는 분위기였다. 특별한 포인트 적립이 없이도 3980원이었다. 구성은 ‘매콤 어묵김밥’과 ‘원조김밥’ 각 한 줄씩으로, 줄당 9개씩 총 18개가 들어 있다.
집에 돌아와 뚜껑을 열었다. 꽉 찬 구성이 먼저 눈에 확 들어왔다. 원조김밥부터 먹어봤다. 시금치가 도드라졌고, 단무지와 스모크햄이 풍미를 이끌어가는 맛이다. 기본에 충실한 구성이다. 밥은 딱딱하지 않고, 기름 향이 은은하게 배어 고소한 맛이 났다. 일반 분식매장 김밥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재료를 아낀 티가 나지 않아서 좋았다.
매콤 어묵김밥도 괜찮았다. 단면을 보니 당근이 눈에 띄게 많이 들어갔고, 어묵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했다. 어묵볶음 특유의 간이 밥과 잘 어울렸다. 이름에 ‘매콤’이 붙어 있지만 실제 매운 정도는 신라면보다도 약했다. 매운맛에 예민한 사람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마트 델리코너에 진열된 반전가격 3980 두줄김밥.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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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김밥과 매콤 어묵김밥으로 구성된 두줄김밥 단면. 총 18개로 구성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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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밥 가격은 매년 치솟고 있다.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320원으로 오른 데다 김, 계란, 햄 등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가격이 올라서다. 김밥천국도 평균 한 줄 가격이 3500원 안팎이고, 편의점 김밥도 한 줄에 2000원이 넘어선다. 두 줄 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싼 가격이다. 엄청 뛰어난 맛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김밥에서 기대하는 만족감은 충분히 채워진다.
장을 보러 왔다가 집어 드는 별미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김밥 특성상 보관기간이 길지 않아 많이 사두기는 애매하다. 이마트 측은 판매 종료 시점을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 소비자 반응과 판매 추이를 보고 상시 판매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마트는 상시 저가 제품 6480원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내놓은 바 있는데, 지난해에만 107만 팩이 팔렸다.
이처럼 이마트 등 유통업계는 최근 연일 민생과 밀접한 초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매장으로 고객을 이끄는 집객 장치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 기조에 결을 맞추는 성격이 더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생리대 가격을 직접 거론했고, 이후에도 밀가루·설탕·교복 등 생활 밀착 품목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잇달아 언급하며 업계에 가격 안정 동참을 압박했다.
호응은 빠르게 왔다. 쿠팡은 개당 99원 자체브랜드(PB) 생리대를 출시했고, 홈플러스는 4990원짜리 도시락을 990원에 내놨다. 농심·오뚜기·삼양 등 라면 4개사는 평균 4.6~14.6% 가격을 인하했고, 파리바게뜨·뚜레쥬르도 일부 제품 가격을 낮췄다. 이마트 역시 그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3980원짜리 김밥 한 줄에는 단순한 가격 경쟁 이상의 정치적 맥락도 담겨 있는 셈이다.
이마트 목동점 델리코너에서 소비자들이 반전가격 김밥을 살펴보고 있다. 매대에는 물량이 비교적 넉넉하게 준비돼 있었다.(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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