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코스 레이아웃, 벙커, 티샷 방향 등을 살필 것 같죠? 최 코치는 큰 숲을 먼저 봐야 한다며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최 코치는 이날 동행한 기자에게 “먼저 클럽하우스를 나오면서 코스가 위쪽으로 있는지 아니면 아래쪽에 위치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 코치는 “클럽하우스가 코스보다 위쪽에 있으면 출발은 내리막으로 하지만 마지막 4~5개홀은 오르막이죠. 힘이 빠질 때 오르막이니 힘으로 이겨내야 해요”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골프 코스는 거의 평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음은 ‘바람’을 살필 차례입니다. 평지라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요. 최 코치는 올림픽 골프 코스로 들어와 제일 먼저 나무와 러프, 갈대 등을 살펴봅니다. 바람의 방향을 보는 겁니다. “만약 갈대나 러프 지역 긴 풀이 이렇게 한쪽으로 심하게 휘어 있다면 대부분 바람이 한쪽으로 부는 증거죠. 풀 끝을 보세요. 다 부스러지듯 심하게 갈라졌죠? 바람이 세다는 겁니다. 서로 부딪히며 이렇게 된거죠”라며 풀 끝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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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홀 뒤바람 분다면 후반 홀은 어려운 코스
클럽하우스가 코스보다 높으면 마지막 4~5홀은 오르막
이제 1번홀입니다. 어떤 점을 봐야 할까요. 500야드가 넘는 파5홀이지만 뒤바람이 불어 2온을 할 수 있는 홀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코스가 어렵다”며 살짝 얼굴을 찡그립니다. “이렇게 초반에 뒤바람이 불면 체력이 살짝 떨어지는 후반 마지막 4~5개 홀은 맞바람을 맞으며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집중력도 좀 떨어지는 상황에 맞바람이니 비거리도 짧아지고 아이언샷 거리를 맞추기도 어려워집니다.
가장 중요한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 최 코치는 “정말 머리를 잘 썼다. 왼쪽이 위험 지역이면 반드시 오른쪽 티샷이 떨어질 만한 공간에 벙커가 있다. 좀 짧게 치거나 아예 넘겨야 하는데 자칫하면 1~2타 잃기 쉽다”며 “대부분의 코스 설계가들이 이렇게 선수들을 압박한다. 벙커가 있다면 위험 지역에 볼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 아니면 그쪽으로 볼이 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물론 벙커의 특성도 파악해야 합니다. 살짝 푸석하며 흙이 많은 벙커는 선수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모래를 칠 때 ‘탁’ 하고 들어가는 맛이 있고 스핀 컨트롤도 쉬워서죠. 하지만 똑같은 벙커라도 흙이 많은 벙커는 페어웨이에서는 절대 빠지면 안된다고 합니다. 살짝 볼이 묻히면서 볼을 제대로 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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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도우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요? 그런데 최 코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멘탈’이라고 합니다. 미스샷이 나오면 보통 ‘스윙’에서 원인을 찾지만 진짜 원인은 미스를 하기 싫은 심리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 생소한 골프장으로 갈 때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를 아셨나요? 올림픽 금메달을 응원하며 여러분도 굿샷 하세요.
[리우(브라질) =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71호 (2016.08.17~08.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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