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왕정훈은 지난해 유럽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로도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도 유럽 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짜릿한 연장 우승을 차지했죠.
왕정훈은 부드럽게 볼을 굴리는 어프로치를 주로 사용한다. 볼을 강하게 치지 않기 때문에 스핀을 덜 걸리게 해 부드럽게 볼을 띄워 보내는 방식. 이를 위해 그립은 평소보다 10㎝가량 짧게 잡고 부드럽게 폴로스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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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원동력은 ‘어프로치샷’입니다. 우승을 확정 지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왕정훈은 부드러운 칩샷으로 볼을 홀 1m 지점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냈습니다. 왕정훈도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이 흔들렸지만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이 잘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밝힐 정도죠. 왕정훈의 경기를 지켜본 외신들은 ‘쇼트게임의 천재’라며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왕정훈이 쇼트게임을 잘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신만의 느낌을 찾았고 무엇보다 연습시간이 누구보다 많습니다.
주말골퍼분들은 연습장에서 주로 드라이버샷 연습을 많이 하시죠? 그런데 왕정훈은 다릅니다. 왕정훈은 “드라이버샷이나 우드, 롱아이언샷은 오래하지 않는다”며 “샷 감각과 스윙 리듬, 루틴 등을 점검하는 정도만 한다”고 합니다. 대신 “쇼트게임은 하루 5시간 이상 투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왕정훈의 비법 한번 따라 해볼까요? 왕정훈은 먼저 그립을 짧게 잡으라고 합니다. ‘정타’가 먼저라는 얘기죠. 왕정훈은 그린 주변에서 쇼트게임을 할 때 웨지 그립을 평소보다 10㎝나 짧게 잡습니다.
사실 그립을 짧게 잡고 어프로치샷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클럽 헤드 무게를 잘 느끼기 어렵죠. 그래서 그립을 짧게 잡고 부드럽게 스윙하는 것은 많이 연습해야 합니다.
그리고 왕정훈은 ‘폴로스루’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딱’ 끊어치면 일관된 거리 감각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죠. 백스윙보다 폴로스루가 20%가량 더 클 정도입니다. 그만큼 손목을 쓰지 않고 부드럽게 어프로치샷을 했다는 증거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리감’. 왕정훈은 쇼트게임 연습을 할 때 ‘짧은 칩샷’을 먼저 연습해 손의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라고 합니다. 연습을 시작할 때 목표는 10m. 어려울 겁니다.
롱퍼팅을 하듯 1~2m가량 앞에 목표 지점을 정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볼을 떨어뜨린 뒤 굴러가는 거리를 잘 살피세요. 스윙 스타일이나 임팩트 때 습관 때문에 스핀양이 사람마다 다릅니다. 최대한 부드럽게 볼을 굴려준다고 생각하세요. ‘임팩트’는 잊으세요. 목표 방향으로 서서 정면을 바라보고 오른 손가락 끝으로 볼을 잡은 뒤 팔을 흔들며 던지는 연습을 해도 부드러운 스윙 느낌을 몸에 익힐 수 있습니다.
왕정훈은 “짧은 칩샷에 공을 많이 들이면 손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진다”며 “짧은 거리 컨트롤을 할 수 있다면 20~30m 거리의 어프로치샷은 자연스럽게 정교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95호 (2017.02.15~02.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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