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그린 주변 벙커샷에서는 ‘뒤땅’과 ‘손목을 빨리 풀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챈다’는 표현을 쓰죠. 당연히 볼을 친 뒤 클럽은 곧바로 들어 올려집니다. 그리고 일반 경사 샷과 같이 경사에 맞게 무릎 높이와 골반, 어깨 기울기를 맞춰줘야 합니다. 그리고 페이스도 많이 열어놓은 뒤 그립을 고쳐잡고 쳐야죠.
그런데 페어웨이 벙커는 심리적인 두려움만 없애면 쉽게 칠 수 있습니다.
페어웨이 벙커에서 90m가량 남았다고 가정해봅시다. 사진에서처럼 김해림의 페어웨이 벙커샷을 하면 됩니다. 일반적인 샷처럼 볼을 친 뒤 팔을 쭉 뻗어주는 폴로스루 동작이 있습니다. 그리고 잘 보면 임팩트 이후에 볼보다 모래가 아래쪽에서 튀고 있죠? 바로 볼을 먼저 맞춘 뒤 클럽이 모래를 쳐내서 그렇습니다.
페어웨이에서 샷도 똑같습니다. 볼을 먼저 맞춘 뒤 볼 앞쪽으로 디벗이 나야 하는 것이죠. 페어웨이 벙커에서 일반 그린 주변 벙커에서처럼 의도적으로 뒤땅을 내려고 하면 ‘그린 공략’이 아니라 ‘탈출’밖에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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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 벙커샷에서는 볼을 ‘정확하게’ 맞추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그립은 1인치가량 낮게 잡고 하체를 고정해서 어깨 회전으로만 치는 겁니다. 스윙이 콤팩트해지기 때문에 볼을 좀 더 정확하게 맞출 수 있겠죠. 그리고 하체를 많이 쓰지 말고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머리 높이를 유지하면 됩니다.
김해림의 폴로스루 동작 사진을 보면 오른쪽 골반이 어드레스 때와 마찬가지로 잘 잡혀 있습니다. 골반 회전이 되지 않았죠. 하체를 최대한 잡아주고 정교한 임팩트에만 집중한 결과입니다.
김해림은 “페어웨이 벙커샷에서는 하체를 잡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뒤 “내 경우에는 ‘오른발을 좀 더 잡아준다’는 느낌으로 스윙하면 자연스럽게 하체의 움직임이 줄어든다”고 설명합니다.
하체를 잡아주는 노하우는 프로골퍼마다 다양합니다. 어떤 선수는 ‘왼발 무릎을 어드레스 때처럼 유지한다’고 밝히기도 하고 또 다른 선수는 ‘양발 바닥에 힘을 계속 유지한다’고 설명합니다.
자신만의 ‘하체 고정’ 느낌을 만들어보세요. 그럼 좀 더 샷을 할 때 단순하게 할 수 있고 성공률도 높아지겠죠. 그리고 하체를 잡아주고 상체 회전으로만 볼을 치니 거리가 덜 나갑니다. 반 클럽에서 한 클럽 길게 잡고 그냥 쳐보세요. 80m가 남았다면 페어웨이에서 90m샷을 할 때처럼 치면 됩니다. 단 ‘페어웨이 벙커샷 요령’은 지켜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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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는 늘 부담스러운 곳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단순하게 하고 볼을 정확하게 맞추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다양한 샷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페어웨이 벙커샷에서 멋지게 온그린하세요.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03호 (2017.04.11~04.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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