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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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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비만 아닌데 1㎏ 빼려고 다이어트 약 먹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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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변아리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중앙일보

변아리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다이어트 약을 먹으면 정말 빨리 살을 뺄 수 있을까. 대부분 약물치료의 효과는 1~2주 내에 판단하지 않는다. 다이어트 약물은 3개월 동안 처방한 뒤 기존 체중의 5% 이상 줄었을 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통상적인 약물의 최대 효과가 이 정도다. 다이어트 약을 먹는다고 해서 한정 없이 체중이 줄지 않는다. 예컨대 체중이 70㎏인 경우에는 초기 3개월 동안 체중이 3.5㎏쯤 준다. 그 이후 추가적인 체중 감량과 유지, 요요 방지를 위해서는 꾸준한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키 1m64㎝, 체중 52㎏의 여대생이 병원을 찾았다. 일주일 뒤 소개팅을 하기로 했는데 굶어도 살을 빼기 힘들어 지인의 권유로 다이어트 약을 먹어 보려 한다고 했다. 이 여대생은 다이어트 약이 필요한 상태일까. 이를 손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체질량지수(BMI)를 계산해 보는 것이다.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18.5 이하 저체중, 18.5~23은 정상 체중, 23 이상은 과체중, 25 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진단한다. 이 여대생의 체질량지수는 19.33으로 지극히 정상 범위였다.

다이어트 약물치료는 원칙적으로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일 때 필요하다. 그 이하에서는 식단 조절과 운동 치료가 원칙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손쉽게 체중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으려는 젊은 여성이 많다. 만일 이 여대생이 오늘 당장 다이어트 약 복용을 시작한다고 해도 일주일간 감량할 수 있는 체중은 겨우

1㎏ 정도에 불과하다. 치료 대상이 아니라서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기도 어려울 것이다. 만일 운 좋게(?)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다고 해도 첫날부터 어지럼증이나 가슴 두근거림 등의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지 모른다. 다이어트 약은 대부분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이라서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불면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아 주간 졸림, 피로감, 푸석한 피부로 고생할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 다이어트 약으로 항우울제·항불안제·항전간제를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 의학적인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주치의와 긴밀한 상담과 건강 상태 체크(혈액검사·소변검사·심전도·체성분 분석 등)를 한 후에 조심스럽게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다이어트 약은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최대 1~3개월 정도 단기간 치료를 하고 중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여대생에게는 빵·케이크·김밥·라면·과일 주스 등 칼로리가 높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이 잘 조화된 식단을 가까이 하라고 권했다.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평소 식사량의 80%만 섭취한다면 보다 만족스러운 몸매로 소개팅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예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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