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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낭만을 싣고 겨울바다로 떠나는 고속열차, 강릉 KTX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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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동해의 일출 명소인 아들바위공원은 기묘하게 생긴 바위틈으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목도할 수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강릉=글·사진 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 자, 놀라지 마시라. 갑자기 겨울바다 동해가 보고싶을 때, 연말연시를 앞두고 황금 일출을 보고싶을 때 두 세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고작 1시간 54분, 강릉 여행이 더욱 편해졌다.

눈부신 동해 절경과 문화유적지가 즐비한 강릉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다. 특히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가 열리는 강릉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하지만 긴 이동거리와 교통체증은 늘 부담이다. 다행히 다음달 22일부터는 이 모든 걱정이 다 사라진다. 서울과 강릉을 잇는 경강선 KTX가 12월 22일 개통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7월 착공에 들어간 경강선은 기존 노선을 고속화 노선으로 재정비하고 원주~강릉 구간은 새로 신설해 현재 마무리 점검이 한창이다. 기존 청량리발 무궁화호가 강릉까지 6시간, 고속버스나 승용차가 3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기준으로 각각 4시간, 1시간 가량이 빨라지는 셈이다. ‘서울~강릉 100분 시대’로 이제 강원도도 반나절 생활권이 되었다. 운임은 서울~강릉 2만7600원, 청량리~강릉 2만6000원으로 청량리~정동진 무궁화호가 2만1100원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12월 22일 개통을 코앞에 둔 경강선 고속철도 KTX 시운전 차량을 타고 강릉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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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강선 KTX가 다음달 22일 정식 개통을 앞두고 시운행을 준비중이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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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강선의 종착역 강릉 KTX역.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서울~강릉 100분 시대’ 경강선 고속철도 다음달 22일 정식 개통
플랫폼에 멈춰선 열차의 앞부분은 올림픽 상징 오륜기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반다비와 수호랑, 각종 올림픽 문구로 장식했다.
서울역을 출발한 열차는 조심스레 내달려 청량리역과 상봉역을 지난다. 경강선 KTX는 주중에는 서울역 10회, 청량리역 8회 운행하며 주말엔 서울역 10회, 청량리역 16회 운행한다.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총 51회로 증편하며 구간도 인천공항역까지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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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설상 경기장이 있는 진부역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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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강선 KTX가 빠른 속도로 내달리고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서울역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 만에 진부역에 도착했다. 진부에는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플라자와 설상 경기장이 있다. 다시 출발한 열차는 지상과 터널을 번갈아 내달린다. 백두대간을 통과하는 터널 개수만 무려 34개, 거의 ‘지하철’ 구간이다. 서울을 출발해 채 두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종착역 강릉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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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역에 정차 중인 바다열차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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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열차 매점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동해의 비경을 품고 달리는 ‘바다열차’
정동진역에선 동해 절경을 만끽하며 낭만이 넘치는 열차여행의 백미, 바다열차를 만날 수 있다. 강릉역에서 바다열차 출발시각에 맞춰 정동진역을 왕복하는 셔틀버스도 있다. 2007년 운행을 시작한 바다열차는 올해로 만 10년째로 현재까지 약 100만 명 이상이 탑승할 정도로 인기다. 특히 잠수함과 돌고래로 꾸민 외관은 시선을 끌며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열차는 총 4칸으로 연인을 위한 밀실인 프러포즈석(4석)과 4인용 식탁처럼 꾸민 가족석, 바다를 볼 수 있게 극장식으로 좌석을 배치한 일반석과 포토존과 매점 등으로 다채롭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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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열차 좌석은 마치 극장 좌석처럼 바다를 향해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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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열차 탑승객이 창밖에 펼쳐진 동해바다를 감상하고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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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붓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바다열차 가족석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정동진역을 출발한 열차는 동해역을 지나 삼척역까지 이어지는 56㎞ 해안길을 내달린다. 수평선으로 양분된 하늘과 바다는 서로가 뒤바뀌어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을 만큼 서로 닮아있다. 해안으로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는 ‘쏴아’ 소리와 함께 웅장한 바다 교향곡을 선사하고 끝없이 펼쳐진 동해의 비경은 진한 감동으로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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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심곡 바다부채길 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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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를 지나 내리막 계단을 내려오면 몽돌해변을 마주한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동해의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해안 탐방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정동진 썬크루주차장에서 시작해 심곡항까지 약 2.86㎞ 길이 해안 탐방로다. 바다부채길이란 이름은 정동진의 ‘부채끝’ 지형과 탐방로의 지형이 마치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같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년 전 지각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천연기념물 제437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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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객들이 걸음을 멈추고 동해의 비경을 담느라 분주하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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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절경이 펼쳐지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이곳은 군의 삼엄한 해안경비가 펼쳐지는 곳으로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던 금단의 구역이였다. 국방부와 문화재청 협의와 허가를 받아 지난해 10월 임시개통과 올 6월1일 정식 개통을 거쳐 민간에게 완전히 개방했다. 정식 개통과 함께 입장료 3000원을 받는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나타난 계단은 바닷가 아래로 길게 뻗어있다. 다행히 내리막 계단이다.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 해변에 도착했다. 둥글둥글한 돌이 지천인 몽돌해변이다. 해변길을 따라 군 철책선도 길게 이어진다. 새삼 분단 조국의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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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재 데크길이 이어지는 해안탐방로는 발아래도 파도가 들이쳐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하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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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투구바위’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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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의 주상절리대가 마치 그림같은 풍경을 펼친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차가운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변을 걷는다. 몽돌해변 끝지점에 다다르자 해안절벽을 따라 철재 구조물로 만들어진 좁다란 탐방로가 나타난다.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탐방로 바닥 아래로 파도가 넘실댄다. 마치 바다 위를 걷는듯해 기분이 상쾌하다. 잠시 후 왼편에 커다란 바위가 나타난다.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투구바위다. 바위에 얽힌 설화도 재미있다. 옛날 발가락이 6개인 육발 호랑이가 강릉 밤재 고개에 나타나 사람들을 계속해서 죽이자 고려 명장 강감찬 장군이 경고 편지를 써서 스님으로 변신한 호랑이에게 전달했더니 장군을 알아본 호랑이가 놀라 백두산으로 도망을 갔다는 다소 믿기 민망한 설화가 전해진다.

투구바위를 지나면 부채를 펼쳐놓은 듯한 모양의 평평한 바위를 마주한다. 바로 부채바위다. 이를 돌아들면 널찍한 전망대가 나온다. 잠시 쉬면서 동해의 비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병풍처럼 펼쳐진 해안절벽은 마치 시루떡을 쌓아놓은 듯한 절리대가 끝없이 이어지고 해안가 바다에는 파도와 기암괴석이 하얀 포말을 그려낸다. 거친 바닷바람을 오롯이 견뎌낸 해송이 해안절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이룬다. 탐방길 끄트머리 심곡항에 이르면 심곡 바다전망대가 하늘로 솟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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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심곡 바다부채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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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의 종착지 심곡항엔 빨간 등대와 바다전망대가 자리한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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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곡항 등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오른쪽으로 심곡항과 빨간 등대가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동해바다와 방금 걸었던 부채길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2.86㎞의 탐방길은 쉬엄쉬엄 걸어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길 또한 평탄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진 해안절벽을 따라 파도소리를 벗하며 걷노라면 일상의 번뇌가 한순간에 씻겨 내려가듯 마음이 평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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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바위공원은 동해 대표 일출명소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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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빌면 아들을 점치해 준다는 ‘아들바위’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자연이 만든 조각공원 ‘소돌 아들바위공원’
강릉시 북쪽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주문진항을 지나 소돌 아들바위공원이 자리한다. 이곳은 바람과 파도가 깎아놓은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볼 수 있다. 긴 코를 늘어뜨린 코끼리 바위를 비롯해 독수리 부리를 닮은 바위 등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한데모여 조각공원을 이뤘다. 또한 해변을 감싸듯이 둘러친 바위들은 천연 풀장을 연상케 한다. 특히 이곳의 명물인 아들바위는 자식이 없는 부부들이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신혼부부에게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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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거리 ‘안목해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커피가 있는 낭만해변 ‘안목해변’
강릉은 대한민국 커피의 성지다. 많은 문인들이 활동했던 강릉은 일찌감치 차(茶) 문화와 카페문화가 발달했던 곳으로 자연스레 커피 문화를 일찍 싹틔웠다. 또한 국내 커피 바리스타 1세대인 박이추 씨를 비롯해 커피공장 테라로사, 커피농장과 박물관으로 유명한 커피커퍼 등이 들어와 강릉은 커피의 성지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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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해변의 명물 키크러스 커피의 ‘연탄케이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특히 아름다운 커피 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에는 각자의 개성으로 멋을 낸 카페들이 해변을 따라 줄지어 늘어섰다. 카페 전체를 온통 하얀색으로 칠한 지중해풍 산토리니 카페를 비롯해 연탄 모양 연탄 케이크과 연탄빵을 파는 키크러스 커피, 커피박물관과 농장으로 유명한 커피커퍼 등 수많은 카페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color@sportsseoul.com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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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오죽 한옥마을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잘곳
=오죽헌과 마주한 ‘강릉 오죽 한옥마을’은 국악, 전통놀이, 다도 등 전통 문화체험과 함께 숙박도 할 수 있다. 1만5237㎡의 대지에 한옥 33채(객실 수 51개, 수용인원 총 250명)이 들어섰다. 팔작지붕과 맞배지붕, 대청마루와 누마루 등 한옥의 아름다움을 정교하게 구현했다. 내부는 현대식 화장실과 방음과 방한효과가 뛰어난 이중창을 설치해 한옥의 단점을 보완했다.(033)655-1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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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채정식을 주문하면 갖가지 산나물과 함께 산채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 점봉산 산채 산나물 천국.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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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산나물은 명이나물에 쌈을 싸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먹거리=강릉시 초당동에 자리한 ‘점봉산 산채 산나물천국’은 이름 그대로 온갖 진귀한 산나물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커다란 접시에 형형색색 갖가지 산나물을 소담스레 담아낸다. 산나물은 절인 명이나물에 싸서 먹으면 별미다. 참기름이 들어간 비빔그릇에 구기자와 치자를 넣어 지은 노란색 밥과 향긋한 산나물을 한데 넣고 비비면 건강한 산채비빔밥이 완성된다. 고소한 참기름향과 향긋한 산나물향이 그윽한 산채비빔밥은 마치 보약을 먹은 듯 건강해지는 느낌이다.(033)652-7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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