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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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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2030, 척추질환·A형간염 검사 … 4050은 대장내시경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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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의 계절, 연령별 전략

국가검진 외 추가 검사 잘 골라야

40~50대 경동맥 초음파 혈관 체크

폐경기 여성은 골밀도 점검해야

중앙일보

[일러스트=강일구]


회사원 최모(36·여·경기도 용인시)씨는 2년 전 검진 때 체질량지수(BMI) 24로 과체중이었다. 혈압이 131/82㎜Hg(정상 120/80㎜Hg 이하)로 고혈압 전 단계였다. 의사는 “식사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고 조언했고 최씨는 성실히 따랐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헬스장에서 1시간씩 운동하고 주말에는 40분가량 배드민턴을 쳤다. 저녁때 혼자 술 마시던 습관을 버리고 단백질 위주로 식사했다. 그 결과 지금은 체중이 5㎏ 줄고 혈압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원술 강북삼성병원 예방건진센터 센터장은 “20~30대는 건강검진으로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 건강지표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심장·뇌혈관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이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 2위는 심장질환, 3위는 뇌혈관질환이다. 20~30대는 암과 심장·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인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비만 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건강검진의 혈압·혈당·혈액·소변 검사는 이런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데 가장 유용한 지표다. 지표 수치가 정상 범위가 아니면 진료를 받아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생활습관 개선에 나서야 한다.

20대 A형 간염 항체 저조

최근 젊은 층에서 경추(척추)질환과 우울증 발생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추질환 환자는 2012년에 비해 20대가 27.7%, 30대가 13.6% 증가했다. 40~50대는 증가율이 각각 6.2%, 10%였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2012년 대비 지난해 20~30대 우울증 환자 증가율은 22.2%, 1.6%였다. 40~50대는 오히려 0.4%, 1.2% 줄었다. 20~30대에는 증상이 있어도 질병인 줄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김원술 센터장은 “건강검진에서 척추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X선 검사와 정신건강평가를 받으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A형 간염도 20~30대가 취약한 질환이다. 서울의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20대 20.2%, 30대 32.4%에 불과했다. 50대 이상은 90% 이상이다. 항체가 있으면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방어하기 때문에 간염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젊은 층은 건강검진 때 A형 간염 검사를 받아 항체 유무를 확인하는 게 좋다. A형 간염은 급성 간부전으로 악화돼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항체가 없으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40~50대는 저선량 폐 CT 권장

40~50대에는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최근 사망률이 증가한 대장암은 요주의 암이다. 대장암 사망률은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16.5명으로 2001년(9.5명)에 비해 73%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40세부터, 없으면 50세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라고 권한다. 국가 암 검진은 50세 이상일 때 대변에서 혈액이 나온 경우(분변잠혈검사)에만 무료 대장 내시경 검사를 지원한다. 윤재문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는 “대장 내시경 검사가 분변잠혈검사보다 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훨씬 정확하다”며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이 나와도 바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암은 암 사망 원인 1위다. 조기 발견하려면 30년 이상 흡연자는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는 게 좋다. 저선량 CT는 일반 CT보다 방사선량이 적고 X선 검사보다 정확하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는 중년층은 혈관 건강을 가장 걱정한다. 미세한 가슴 통증이 있다면 관상동맥 석회화 CT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칼슘이 쌓여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석회화 현상을 수치화하는 검사로, 관상동맥이 좁아진 정도를 알 수 있다. 45세 이상 남성, 55세 이상 여성은 증상이 없어도 경동맥(뇌로 가는 혈관)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볼 만하다. 경동맥의 혈관 벽 두께를 측정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를 예측한다. 갑작스러운 뇌졸중·심근경색 발생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이 줄어 뼈가 약해진다. 골다공증 위험이 커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윤재문 교수는 “국가 생애 전환기 검진(66세)에 골밀도 검사가 포함돼 있지만 평균 폐경 나이인 50세 여성은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60대는 치매 검사를 챙겨야 한다. 인지기능 검사가 기본이다. 기억력·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는 뇌 CT·자기공명영상촬영(MRI) 같은 정밀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김 센터장은 “국가 검진에 포함된 검사는 빠뜨리지 않고 받아야 한다”며 “평소에 증상을 느꼈거나 특정 질병에 대한 가족력이 있으면 의사와 상담해 추가 검사 항목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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