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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근육·지방량 알려주는 체중계, 허리둘레 자동 측정하는 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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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 센서 내장된 손목시계

걸음 수, 칼로리 24시간 계산

운동량, 생활 리듬 조절에 유용

건강 챙기는 스마트 기기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이 말은 건강관리에도 통용된다. 흩어진 건강 정보를 수집·가공하면 훌륭한 ‘건강 지침서’로 변모한다. 사물인터넷·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이 결합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시계·벨트·컵처럼 일상적인 물건이 첨단 기술을 만나 훌륭한 ‘건강 비서’로 탈바꿈한다. 다이어트부터 만성질환 관리까지 다양한 곳에 쓰이며 건강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무술년 새해, 다양한 스마트 기기의 원리와 건강관리법을 소개한다.

직장인 A씨는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오른다. 몸무게·근육·지방량을 동시에 재고 그날의 운동 계획과 식단을 짠다. 손목에 찬 시계로 걸음 수와 칼로리를 계산해 운동량을 조절하고, 함께 측정한 심박수를 보며 ‘30분 이상 중강도 운동’을 꾸준히 실천한다. 직장 동료와 점심을 먹을 때는 허리둘레를 자동 측정하는 벨트를 이용해 식사량을 체크한다. 밤이면 정해진 수면 패턴에 맞춰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눕는다.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면 누구든 일상에서 간편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데이터는 스마트폰에 실시간 저장
스마트 헬스케어가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스마트 시계’가 대표적이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건강관리의 기본은 생활 패턴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수집하는 것”이라며 “이런 목적으로 24시간 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 시계’의 활용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스마트 시계는 내장된 가속도 센서가 진동·충격을 감지해 걸음 수 등 신체 활동량을 측정한다. 빛으로 혈류량을 측정해 심박수를 유추하는 제품도 출시돼 있다. 이런 데이터는 시계와 연동된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저장된다.

스마트 시계는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활용된다. 첫째는 운동량 조절이다. 평소보다 걸음 수가 적으면 가정과 직장 어디서든 의식적으로 활동량을 늘리면 된다. 심박수를 체크해 운동 강도를 조절하기도 쉽다. 종전에 체중 감량을 위해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숨차지 않게 운동하라’고 권하던 것이, 스마트 시계를 활용하면 ‘(220-자신의 나이)×0.75’와 같은 분당 적정 심박수로 수치화된다. 가령 40세인 경우 이 계산법에 따라 분당 135회 심박수를 유지·확인하면서 운동하는 식이다.

둘째, 생활 리듬 유지다. 인간의 몸은 낮에는 움직이고 밤에는 쉬도록 ‘생체 시계’가 맞춰져 있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 호르몬 분비나 세포 활동 등 대사에 지장을 받아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 등의 위험이 커진다. 오전·오후에 의식적으로 활동량을 늘리면 몸은 밤에 휴식을 취하도록 자연스레 변화한다. 조철현 교수는 “생체 리듬을 교정하면 만성질환 예방은 물론 수면 장애로 인한 불안·우울 등의 정신 질환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계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스마트 벨트’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해 판매되고 있다. 스마트 벨트는 활동량을 비롯한 허리둘레를 실시간으로 파악, 식사 습관을 관리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과식·폭식으로 벨트 구멍을 늘리면, 이를 벨트가 자동으로 계산해 평균 허리둘레의 변화를 알려준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알아서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 운동을 권하기도 한다.

활동량과 식습관 변화의 결과를 확인하는 기기는 ‘스마트 체중계’다. 단순히 체중만 재던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근육·지방·수분량 등 다양한 체성분을 측정한다. 맨발에 약한 전기를 흘려보내 수분이 있는 근육과 그렇지 않은 지방·뼈를 구분하는 원리다. 근육량이 부족하면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서 근력 운동을 하고, 지방이 증가하면 식사량을 줄이면서 유산소 운동을 늘리는 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응급상황 빨리 전파해 대처 가능케
진모(58)씨는 지난해 11월 갑작스러운 의식불명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진단 결과 뇌경색이었다. 의사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바람에 뇌혈관에 부담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의식은 회복했지만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중 아들의 권유로 자동심장충격기(AED)와 연결된 ‘스마트 파스’를 부착했다.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알려주고 정해진 심박수 범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AED가 켜지며 가족에게 위급 상황을 전파하는 기기다. 진씨는 “스마트 파스를 붙이고 난 뒤 걱정 없이 잠도 자고 운동도 할 수 있게 됐다”며 흡족해했다.

‘스마트 파스’처럼 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목적의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조 교수는 “최근 들어 환자가 자신의 건강 정보를 스스로 측정해 의사와의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중년 이후 흔한 고혈압·변비 관리에는 ‘스마트 텀블러’를 활용할 수 있다. 이들 질환은 체내 수분량이 적어질수록 악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6~8컵(1000~1200mL)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지만 남성은 4명 중 1명(26.6%), 여성은 절반가량(45.8%)이 하루 4컵 미만의 물을 마신다. ‘스마트 텀블러’는 일정한 간격으로 LED가 켜지며 물 마실 시간을 알려준다. 자동으로 수분 섭취량을 측정해 앱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구강 건강관리에도 스마트 기술이 서서히 도입되고 있다. 잇몸 병(치주 질환)은 한국인이 감기 다음으로 잘 걸리는 흔한 질환이지만 이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는 심각하다. 대한치주과학회에 따르면 치주 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6배), 폐렴(4.2배), 뇌졸중(2.8배) 등 전신 질환을 앓을 위험이 훨씬 높다. 혈관을 매개로 세균과 염증 물질이 온몸에 퍼지기 쉽기 때문이다.

기본은 치아와 잇몸 관리다. 국내 출시를 앞둔 ‘스마트 칫솔’은 겉보기에 일반 전동 칫솔과 비슷하지만 위치·압력 센서 등이 내장돼 칫솔질 속도나 문지름 정도를 자동으로 분석해낸다. 앱을 통해 칫솔질이 제대로 안 된 부분을 확인해 칫솔질 습관을 점검할 수도 있다. 스스로 이 닦기가 어려운 영유아나 침상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생활 속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
벨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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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음 수, 허리둘레, 앉아 있는 시간 측정

● 다이어트, 식습관 개선, 만성질환 관리

텀블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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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분 섭취량 측정, 물 마시는 간격 알림

● 피부 미용, 다이어트, 만성질환 관리

칫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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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닦는 부위와 칫솔질 속도, 문지름 정도 분석

● 치주 질환 관리 칫솔질 습관 개선

시계
중앙일보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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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량, 심박수, 소모 칼로리 측정

● 다이어트, 스트레스·만성질환 관리, 수면 관리

파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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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박수 측정, 위급 상황 시 자동 알림

● 심뇌혈관 질환 관리, 운동 계획 수립

체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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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중·근육량·지방량 등 체성분 측정

● 비만 관리, 식습관 개선, 운동 계획 수립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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